시바짱의 경우
3.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착상
일본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중요한 메시지를 반드시 문서상으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자가 상형문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청각보다는 시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회사 사장이 사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때도 문서가 기본이다. 확실히 사장의 신년 메시지를 비디오로 봐서는 내용이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중요한 메시지일수록 구두로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발언 내용, 말하는 방식의 우열이 크게 문제된다. 이것은 여담인데, 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할 때 런던은 다른 후보지에 비해 열세였다. 그런데도 막판에 반전한 것은 블레어 수상과 베컴의 로비 활동도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지만, 올림픽 유치위원회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정도다.
필자가 햇병아리 은행원 시절에는 고객에 대한 제안과 고객과의 교섭 등 대화 속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파악하며 서서히 의견 차이를 좁혀 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세계화의 컴퓨터의 진화와 함께 미국과 유럽 스타일인 컴퓨터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현재는 사전에 가능한 한 상대방의 요구를 파악한 후에 고객을 방문해 컬러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안하는 것이 비즈니스계의 상식이다. 프레젠테이션 없이 교섭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음으로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비즈니스 관련 회의와 미팅 등의 교섭 장면은 어떨까. 최근에는 일본에도 미국인이나 유럽인에 뒤지지 않는 교섭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아졌다. 단, 선진국 사람과 토론을 할 때는 강력한 일대일 협상으로 나가야 한다 하는 가르침에 따라서 상대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전개하면 교섭은 평행선이 될 수밖에 없다. 상대의 의견을 듣고 bottom line(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어딘지를 파악해, 상대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페이스로 가져가는 것이 교섭이다. 즉, tough가 아닌, effective negotiator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20년 이상 외국과 비즈니스를 한 나의 경험에서 그러한 교섭 능력의 기본은 프레젠테이션 능력, 즉 연설 능력이라는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