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끝까지 해보기
성장의 정체기를 넘어서는 힘, 즉 ‘끝까지 지켜보는 힘’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먼저 ‘미키루’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끝까지 다 보다.
2. 끝까지 지켜보다.
3.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단념하다.
이 책에서 내가 말하는 끝까지 지켜보는 힘은 위의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즉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1. 전체 파악하기
2. 핵심을 파악하기
3. 불가능한 일은 과감하게 포기하기
이 세 가지인데 가장 먼저 나오는 ‘전체 파악하기’에 대해 살펴보자. 모터스포츠를 예를 들어 보면 드라이버는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에 전체 코스를 파악하고 목표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어려운 지점이 어디인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속도를 늦춰야하는 곳,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머릿속에 철저하게 집어넣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슬로 인 패스트 아웃 공부법도 전체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끝까지 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부의 경우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읽을 때, 모르는 전문용어나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끙끙대기 보다는 일단 지나치고 마지막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방법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단시간에 끝내는 것이 핵심이므로 잘 이해가 안가거나 답이 다 틀려도 마음 쓰지 말고 훌훌 책장을 넘겨가며 읽어도 상관없다. 한 장씩 꼼꼼히 읽으면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어휴, 200쪽이나 남았어.”라며 지레 질려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이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이토 학원의 이토 마코토 선생님이다. 그 당시 이토 선생님은 사법시험계의 신과 같은 존재였다. 특히 그 분이 만들어낸 "이토 매서드“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유명하며 사법시험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르는 지침서 같은 것이었다.
내가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5년이다. 이토 선생님이 법률계 자격시험 대비 학원을 세울 무렵이었고 나는 그 학원에 1기생으로 등록했다. 이토 메서드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사법시험 내용을 크게 입문편, 기초편, 응용편, 실전편의 4단계로 나눈 후 입문편에서는 법률개요에 대해 배우는데, 이것을 2회 정도 반복한다. 그 다음에 기초편은 10회, 응용편은 20회를 반복해서 공부한다. 입문편에서는 가장 중요한 내용만 공부한 뒤 기초편에서 지식을 넓히고, 응용편, 실전편에서 구체적인 시험 내용을 공부한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코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다룬다는 점이다. 입문편에서는 법률만 다루는 식으로 단계별로 한 분야씩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입문편에서 실전편까지 매번 같은 내용을 공부하지만 조금씩 심도 있게 파고들어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매번 사법시험의 전체적인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가면서 공부할 수 있고 반복 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과 이해도가 깊어진다. 이 방법은 사법시험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에 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할 것이고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을지 그 전체 구조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전체를 파악한 뒤 세세한 것을 공략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