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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속독--영어속독의 기본원칙

리첫 2016. 4. 3. 15:00

영어속독--영어속독의 기본원칙

 

사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원서 읽기를 시도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한 권이라도 끝까지 완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원서 읽기는 참을성 많고 영어 잘하는 몇몇 사람들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원서 읽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한글 책 읽기처럼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다. 여러분이 한글 책을 분당 150단어 이상의 속도로 자연스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영어 원서도 그렇게 읽을 잠재력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영어 원서 읽기가 안 된다면 그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억눌린 잠재력을 풀어주는 것이 원서를 한글 책처럼 읽는 기술의 시작이다.

 

3장에서는 영어속독의 기본이 되는 원리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영어 원서 읽기는 한글 책 읽기와 같다

 

‘영어 원서 읽기와 한글 책 읽기는 같다.’ 이 말을 처음 들으면 대부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영어 원서 읽기는 한글 책 읽기와 같다. 이것이 영어 속독의 기본 원리이며, 영어속독을 위한 모든 훈련들은 이 간단한 원리에서 출발한다.

 

그럼 도대체 원서 읽기와 한글 독서가 뭐가 같다는 걸까? 그건 바로 마로 ‘읽고 이해하는 두뇌 프로세스’라는 점에서 같다는 것이다.

 

‘읽기’는 단어와 문장들 속에 압축되어 있는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는 일종의 이미지 해독 게임이다. 영어 원서와 한글 책의 차이는 저자의 생각을 압축시킬 수단이 한글이냐 영어냐일 뿐이다. 글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내 머릿속에 똑같 구현해내는 두뇌작용이라는 점에서, 원서 리딩과 한글 독서는 본질적으로 같은 과정이다.

 

만일 여러분이 한글을 분당 150단어로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두뇌는 언어 정보를 분당 150단어로 처리하는 상태에 도달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두뇌는 영어로 된 정보를 처리할 때도 그대로 이용된다.

 

즉, 한글이든 영어든 ‘글자에서 듯을 인지해’내는 것은 동일한 두뇌 프로세스이며, 딸서 그 처리속도 도한 한글과 영어에서 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국어인 한글로 읽는 속도가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잠재적인 속도가 된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평균 한글 독서 속도는 분당 150~200단어 정도이다. 여러분이 한글 책을 분당 150단어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면, 원서도 그렇게 읽을 잠재력을 이미 두뇌 속에 가지고 있다.

 

원서 속독이 안 되는 이유

 

하지만 잠재력만 믿고 시도하기엔 원서 읽기는 여전히 꿈같은 일이다. 이미 잠재력이 있다는데, 도대체 원서 읽기는 왜 안 되는 걸까?

 

그것은 잠재된 리딩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요소들은 크게 다음과 같다.

 

영어 원서 읽기를 방해하는 세 가지 문제

 

1. 모국어 수준 어휘력의 부족(단어 자체의 이해불능)

2. 한글과 영어의 생각을 조립하는 방식 차이(단어의 조립 불능)

3. 관습적 영사의 부족(조립된 단어의 이해불능)

 

위와 같은 세 가지 문제가 영어를 읽고 뜻을 인지해내는 과정을 중간중간 끼어들면서 리딩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 따라서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영어 원서를 한글 책처럼 읽기 위한 핵심과제이다. 또한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곧 영어속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일단 각각의 문제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1. 모국어 수준 어휘력의 부족(단어 자체의 이해 불능)

 

우리는 한글 어휘를 보면 그 어휘의 뜻과 이미지가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다.

 

하지만 영어 어휘를 보면 이미지가 빠르게 떠오르지 않거나 습관적으로 해당 어휘에 대응하는 한글 뜻만 떠올리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어휘를 파악해서는 영어의 의미 파악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영단어를 보고도 한글 단어처럼 뜻과 이미지가 바로 떠올라야 모국어 수준으로 영어 어휘를 익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rose 같은 쉬운 어휘 외에 추상적인 의미를 가진 어휘들도 바로 뜻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익힌 단어가 1만 단어 이상이어야 사전 없이 원서를 읽을 수 있다.

 

2. 한글과 영어의 생각을 조립하는 방식 차이(단어의 조립 불능)

 

어휘와 어휘가 결합해 문장, 문단이 되면서 더 크고 복잡한 뜻과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한글과 영어는 어휘를 조립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한글은 ‘은, 는, 이, 가, 을, 를, 에게’같은 조사를 이용해 단어를 조립하는 ‘조사중심 사고방식’이 적용되는 언어이다. 하지만 영어는 어순이 조사를 대신하고, 단어의 위치와 순서로 단어들을 결합시키는 ‘어순중심 사고방식’이 적용되는 언어다.

 

다라서 어휘력이 아무리 좋아도 ‘조사중심의 한글 사고방식’으로 영어를 파악하려고 하면 영어 문장은 의미 없는 단어들의 나열로 보일 뿐 뜻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도 이리저리 문장을 분석해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지체된다.

 

따라서 영어를 읽을 땐 영어에 맞는 방법으로 어휘들을 조립해야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3. 관습적 영상의 부족(조립된 단어의 이해불능)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축적한 이미지를 ‘관습적 영상’이라고 부른다. 관습적 영상은 이미지 형태로 저장된 배경지식(schema)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쓴이는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들을 일일이 늘어놓지 않는다. 독자가 아는 내용들까지 설명하면 글이 너무 지루해지기 때문에, 독자의 관습적 영상을 감안하여 압축하고 생fir하며 글을 쓴다. 따라서 독자가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려면 글쓴이와 관습적 영상을 공유하고 글에 드러나지 않은 생략된 정보들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글로 된 법원 판결문을 읽는다고 생각해 보자. 법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어려운 법원 판결문을 읽고 뜻을 재대로 파악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렇다고 한글과 단어들을 몰라서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글은 충분히 읽을 수 있지만, 글에 드러나지 않고 함축된 내용과 배경지식, 즉 ‘관습적 영상’이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이건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다. 관습적 영상이 부족한 분야의 원서는 이해도 안 되고 읽는 속도도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간 영어 원서에 대해서만은 누구도 관습적 영상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 원서를 읽고 이해가 안 가면 ‘영어가 부족해서 이해가 안된다’고 영어 시력만을 탓할 뿐이었다. 그러나 원서가 이해가 안 된다고 영어 실력을 탓하는 것은, 어려운 법원 판결문을 읽으면서 한글 실력을 탓하는 것과 같이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원서를 읽기 전에 그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관습적 영상이 충분한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