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16배속 영어공부법--세상에 ‘진짜 영어’는 없다
하버드 16배속 영어공부법--세상에 ‘진짜 영어’는 없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영어’, ‘원어민 영어’, ‘본토 영어’라는 말을 지나치게 의식해왔다. 원어민 발음과 ‘다르다’는 지적에 민감하게 반응해, 그와 비슷해지려고 연습하거나 문법이 틀린 곳을 찾아내어 고치는 등 ‘올바른 영어’를 습득하는 데 집중해왔다.
즉 지나치게 ‘올바른 영어’를 추구한 나머지 ‘틀린 영어를 구사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입 밖으로 영어를 내뱉기도 전에 ‘이 표현이 틀린 건 아니겠지?’, ‘발음이 나빠서 듣기에 흉하지는 않을까?’ ‘시제랑 인칭을 맞게 쓰고 있는 건가?’라며 전전긍긍한다. 그 결과, 틀릴까봐 겁이 나서 영어를 쓸 기회를 놓치고 점점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보다 넓은 세계로 나가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자. 세계 각국에서 13억 이상의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하는데, 사실 이들 모두가 ‘원어민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에 가면 힌디어의 억양이 섞인 ‘인글리시(Inglish)’로 다발총을 쏘듯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한다. 영어권 아프리카에서 사용하는 영어도 우리가 할리우드 영어에서 듣는 그런 영어가 아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한국인 유학생이나 비즈니스맨들도 ‘한국인은 다양한 발음이 가능하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그들도 자신만의 독특한 ‘콩글리시(Konglish)’를 사용한다. 미국의 스페인어권 지역에 사는 중남미계 사람들도 ‘You'를 ’주‘라고 발음하며 엉터리 문법을 구사하면서도 당당하게 영어로 말을 건넨다. 나는 유엔 기관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높은 직책을 맡은 사람들 중에 영어 발음이 좋은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렇다. 세계 각국에서 반드시 ‘원어민 영어’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올바른 영어’가 아니더라도, 설령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해도, 대부분 겁먹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영어로 말한다.
게다가 원어민 영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도 아니다. 미국인은 영국식 영어를 우습게 생각하고 영국인은 미국식 영어를 얕본다. 미국 내에서도 사투리 영어는 무수히 많다. 이렇듯 세상에는 다양한 영어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집착해온 ‘진짜 영어’란 무엇이란 말인가?
일본어 억양이 섞인 ‘쟁글리시(Janglish)’든 잉글리시든 콩글리시든 뭐든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원어민이 사용할 법한 표현이 아니더라도 알고 있는 단어와 간단한 문법을 활용해서 영어를 구사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내가 제안하는 ‘영어 뇌’를 향상시키는 첫걸음은 진짜 영어에 대한 ‘속박’과 틀린 영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영어에 대한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다.
영어는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일 뿐이다. 그리고 세상에 ‘진짜 영어’는 없다. 문법이 조금 틀려도 발음이 조금 독특해도 다들 개의치 않고 사용한다. 그러므로 좀 틀리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영어로 말해보자. ‘진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진짜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발상의 전환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어와 자신의 ‘관심’과 ‘특기’를 연결한다
영어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고 거부감을 없앤다. 이는 말로는 이해가 되지만 막상 실제로 뇌의 모드를 영어 뇌로 전환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10년 혹은 16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받아온 영어 교육의 잔재가 뿌리 깊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즉 자신의 관심 분야나 특기를 영어와 연결시키면 된다.
이를테면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어책을 읽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영어 음악을 듣는다. 또는 만화를 좋아한다면 영어 버전의 만화책을 읽고, 영화를 좋아한다면 우리말 자막 없이 영어로 영화를 감상한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일상의 기록이나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어로 글을 쓴다. 요리를 잘하거나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계 각국의 요리에 대해서 영어로 쓰거나 음식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영문 패션 잡지를 보거나 관련 동영상이나 예능프로들을 영어로 시청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메이저리그나 NBA, 해외 축구 방송을 영어로 시청한다. IT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최신 IT정보나 It기업의 동향을 영어로 확인한다.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해외 비즈니스 정보를 영어로 수집하고 공부한다.
이렇게 특기와 관심 분야, 배경지식 등 기존에 자기가 가지고 있던 ‘지두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영어가 보다 친숙하게 느껴져 학습 효과가 향상된다.
기존의 영어 교육이 실패한 이유는 따분한 영어 교재를 모든 사람에게 천편일률적으로 강요해왔기 때문이다. 영어 교재에 등장하는 중간 난이도의 영어 문장이나 흔한 인사말 등은 어떤 누구에게도 흥미롭지 않다. 사람은 재미없거나 관심이 없는 것은 절대로 흡수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 관심이 있는 것에는 엄청난 흡수력을 발휘해 기존의 지두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게 된다.
아무튼 이때 중요한 것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과 심적인 거리감을 없애는 일이다. ‘영어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친숙한 것, 즐거운 것, 재미있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심어주자.(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