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읽기 공부법--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7번 읽기 공부법--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공부와 생활의 균형을 현명하게 유지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년 뒤인 4학년 대는 국가공무원 제1종 시험에 응시했다. 이때는 상식선을 벗어날 정도로 맹렬하게 공부하지는 않았다. 사법시험에서 광기의 늪에 빠질 뻔한 경험을 거치면서 나도 경 적당함이라는 것을 깨우친 모양이다. 그래도 공부 시간은 하루에 10시간을 유지했다. 따지고 보면 공부하는 시기에 식사나 수면 같은 필수 항목을 제외하고 따로 해야 할 일은 별로 없다.
예외가 하나 있다면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다. 학교 다니는 동안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수다를 떨거나 술 한 잔 하러 가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너무나도 즐거운 것이다.
다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공부하는 시기에는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친구와 만나는 시간을 전부 없애버린다면 정말로 힘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공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공부를 최우선 사항에 두고 매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은 지식이나 기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정신적-물리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사람은 친구들이다. 그러한 보답까지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사회인으로서는 살아가는 데 지장이 있다.
문제는 균형감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현재는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공부하는 시기에는 내가 먼저 친구에게 놀러 가자고 하지는 않더라도 친구가 놀러 가자고 하면 흔쾌히 응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에 명확하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놀러 가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지 않고도 기분 좋게 한숨 돌릴 수 있다. 기준을 세워둔다면 자기도 모르게 너무 놀아 공부에 소홀해질 걱정도 없다.
유혹에 절대지지 않는 법
앞서 나온 죄책감이라는 말은 의외로 중요한 키워드이다. ‘지금 농땡이 부리는 중이야’,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라고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공부 이외의 시간을 보낼 때 이러한 죄책감을 갖게 되면 쉬고 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다. 결과적으로 피로가 축적되고 공부를 할 때의 집중력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친구와 어울릴 대 유익한 시간이라고 이유를 붙였던 것도 죄책감이 주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다른 여가 활동 역시 스스로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했다. 예를 들어 빈둥빈둥 TV를 보거나 공부와 관계없는 소설 또는 만화책을 읽는 것은 일상 속 작은 기분 전환의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끝내지 않는다면 한없이 계속되는 위험한 유혹이기도 하다.
나는 기준을 정해서 TV나 만화책을 보는 시간은 양치질을 하는 동안으로 제한했다. 양치질할 때는 어차피 공부 시간이 아니니, 양치질을 하면서 다른 뭔가를 하더라도 시간 낭비가 되지 않는다고 정당화한하면 자신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생기지 않는다. 나는 원래 엄마의 열성적인 가르침 덕분에 양치질은 시간을 들여 꼼꼼히 하는 편이다. 그래서 양치질 시간뿐이라고는 해도 나름대로 기분 전환을 할 만큼은 된다.
그 밖의 만만치 않은 적이라면 역시 잠이다. 수면을 6시간 취해도 한낮에 습격해오는 낮잠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잠이란 무서운 것이라서, 잠든 느낌은 5분 정도였던 것 같은데 깨어났을 때 3시간이 지나 있을 수도 있다. 분명 낮이었는데 일어나 보면 저녁이 되어 있을 때 후회와 죄책감은 상당히 크다. 그렇게 다운된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면 좀처럼 공부에 불이 붙지 않는다.
졸은ㅁ의 유혹을 방지하기 위해 실천한 방법이 바로 ‘매트리스 치우기’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두꺼운 매트리스 통째로 치워두고 침대를 골격만 남겨둔 상태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낮잠의 유혹이 찾아와도 끄떡없다. 매트리스를 도로 가져와 이불을 다시 펴는 일이 더 귀찮기 때문이다.
내 공부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마인드 컨트롤적인 요소도 강해졌다.
☞ 쉬는 동안에 죄책감에 사로잡혀 단순하게 시간만 때우면 오히려 피곤해진다.
☞ 기분 전환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때만으로 한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