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해? 그럼 글로비쉬로--단어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발음 및 문법에 관한 접근)
영어 못해? 그럼 글로비쉬로--단어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발음 및 문법에 관한 접근)
발음 공부는 토끼를 잡는 것과 같다. 귀를 이용해라!
하나의 언어를 어휘에만 국한해서 설명할 수는 없다. 글로비쉬를 통합적으로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발음이나 문법, 특히 표현 방식에 관한 설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발음은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만 완벽할 필요는 없다.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에서 ‘완벽한’ 발음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으면 족하지, 그 이상은 필요 없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예를 보자. 그이 거친 오스트리아 발음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당선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경쟁자들보다 정치 경험도 훨씬 적었음에도 말이다.
물론 신체 기관이 아직 유연한 사춘기 이전에 영어를 접한 사람이라면, 후두, 혀, 입 등 구강 근육이 영어식 발음체계에 맞춰 발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어른이 된 후에도 원어민으로 생각될 만큼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발음에서는 어른의 몸을 가졌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방법은 신체적인 연습뿐이다.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공중 3회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백 번, 혹은 수천 번의 연습을 했을 것이다. 그런 후에야 그는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손을 흔들어줄 기회를 얻는다. 여러분의 발성기관과 발음도 마찬가지다. 반복해서 연습할 때마다 여러분의 발음 상태는 조금씩 향상될 것이다. 매순간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꾸준히 계속하면 결국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글로비쉬 발음을 공부할 때는 크게 다음 세 가지에서 주의하면 된다.
1) 모국어에 없는 소리를 정확히 발음하라
색맹이 색을 구별하지 못하듯이, 사람들은 자신의 모국어에 없는 소리를 구별할 줄 모른다. 모국어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피겨스케이트 선수의 공중 3회전과 같은 부단한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 강세(stress)를 정확히 지켜라
강세는 영어 발음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다. 강세를 제대로 지켜 발음하면 상대방이 단어를 쉽게 알아듣지만, 강세를 주지 않고 평평한 톤으로 말하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까짓 강세쯤이라고 얕볼 일이 아니다. 원어민들이 당신의 영어를 못 알아듣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강세를 무시한 발음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3) 문장의 리듬 타는 법을 익혀라
영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가 파도 타기식 억양, 소위 ‘인토네이션’(intonation)이다. 파도를 타듯이 톤이 올라가면서 강세를 받는 곳과 뒤이어 톤이 내려가면서 약하게 발음되는 부분들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강조할 부분을 강조하여 강-약-강-약...의 억양을 살려 발음하면 상대방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이런 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체득한다면 그렇게 발음되는 영어를 알아듣는 것도 쉬워진다. 그리고 이는 영어를 모체로 하는 글로비쉬에서도 당연히 지켜야 할 규칙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영어 발음 중에서 어떤 발음을 목표로 연습을 해야 할까? 지극히 평범하지만 미국인들조차 알아듣기 힘들어하는 텍사스의 포트워스 발음은 당연히 아니다. 처음에 식민지로 건너간 사형수나 창녀들이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시드니의 발음도 아니다. 그렇다면 역시 영국식 발음일까? 영국 여왕의 발음? 아니면 귀에는 음악처럼 들려도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 영국 택시기사의 발음? 현실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별 의미가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발음은 상대방이 누구든 무난히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오차 범위’ 안에서만 이루어지면 된다. 글로비쉬로 말할 때 가장 어려운 점 하나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미리 표현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인데, 거기에 발음까지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굳이 그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면 나는 가장 이상적인 발음은 어느 원어민의 발음도 아닌 중부대서양 발음이라고 대답하겠다. 이는 영국식과 미국식 말음을 섞은 영미절충형 발음을 말하는 것으로, 다음의 ‘주요 발음표’(www.darakwon.co.kr)를 들어볼 수 있다. 각 기호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주의 깊게 듣고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라. 여러분의 귀를 활짝 열어둬라. 발음 공부는 토끼를 잡는 것과 같다. 귀를 이용해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