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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공부법--내 아이가 학원 외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있는가?

리첫 2017. 10. 24. 10:34

이기는 영어공부법--내 아이가 학원 외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있는가?

 

“엄마, 나 학원에서 오래 공부하고 왔더니 엄청 피곤해. 그냥 좀 내버려 둬.”

 

학원을 다녀온 아이들이 늘 하는 말이다. 무슨 대단한 곳이라도 다녀온 것처럼 엄마에게 투정을 부린다. 엄마는 ‘학원에서 오랜 시간 있었으니 공부를 많이 했겠구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잘못된 생각이다. 학원에 있는 시간이 10시간이든 100시간이든, 정작 아이들 공부에는 중요하지 않다. 학원에 오래 있을수록, 유명 강사의 수업을 많이 들을수록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다면,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부라는 것은 학원에 오래 있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학원을 다녀온 후 책상 앞에서 스스로 하는 공부가 더 중요하다.

 

“오늘 내 준 숙제는 지금 집에 가자마자 한다. 숙제를 하고 바로 사진 찍어 선생님에게 카톡으로 보낸다!”

 

JK English에 들어와서 처음 숙제 방법을 듣는 학생들은 깜짝 놀란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서 바로 숙제를 하라고? 그리고 사진을 찍어 선생님께 보낸다고? 이건 뭐지?’하며 상당히 의아해 한다. 지금껏 다니던 학원이나 과외의 숙제 체크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학생들이 그날 수업 시간에서 배운 내용과 과제들을 바로 집에 가자마자 복습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야 공부에 대한 능률이 오르고 실력도 오른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 학원을 다녀와서 다음 날 가야 할 수학 학원 때문에 수학 숙제를 한다. 그리고 수학 학원을 다녀온 날은 다음 날 영어 학원을 위해 영어 숙제를 한다.

 

이것은 잘못된 학습 방법이다. 학업성취도와 능률면에서 무척 비효율적이다. 학교와 학원에서 배운 내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 바로 복습해야 한다. 그래야만 배운 것이 장기 기억 속에 오래 남게 되고, 문제도 바로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바로 복습을 하지 않고 다음 날 저녁에 복습을 한다면 어제 배웠던 내용이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거나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 겪을 수도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라는 이론이 있다. 망각곡선이란 우리가 학습 직후에 배운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어버린다는 개념이다. 즉,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 학습한 것의 35%가 사라지고, 하루가 지나면 70%가 사라진다. 또한 한 달이 지나면 80% 이상이 사라져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에빙하우스는 이 망각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복습’뿐이라고 주장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을 할 경우에만 기억률이 100%에 머무른다는 것을 강조했다.

 

망강곡선 이론처럼 기억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복습과 반복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 후 귀가해 바로 그날의 과제와 복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오늘 배운 것을 바로 복습하고, 내일도 남은 과제로 복습을 하며 모레도 수업에 참석해 확실하게 반복적으로 복습을 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기억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된다. 또한 꾸준히 복습으로 다져진 학습 효과는 월말에 있을 종합 평가와 학교 시험에서 반복해 공부할 수 있기에 영어 실력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준다.

 

“학원 수업 듣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겠어요. 집에 와서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시험지를 보면 학원에서 배운 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순간 어떤 내용인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학원을 오래 다녔거나 여러 군데를 다녔던 학생들과 상담을 하면 이런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학원에 오랜 시간 머무르는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말이다. 학원에서 공부를 하긴 했는데, 실상 머릿속에는 남아 있지 않은 이른바 ‘헛공부’를 한 셈이다. 아무리 명강사이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난 학원이라도 학생이 집에서 혼자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JK English를 개원하고 일 년 두 나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학생들에게 직접 실험을 해 보았다. 먼저 비슷한 실력의 중학교 2학년 두 반을 선택했다. 그리고 똑같은 문법 교재를 이용해 한 달 동안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법 파트를 수업 범위로 정했다. 수업 방식이나 설명도 똑같이 진행했다. 하지만 과제는 각각 달랐다. 한 반은 그날 배운 내용을 그 자리에서 정리하고 집에 도착하면 바로 숙제를 한 뒤 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했다. 반면 다른 반은 자신이 원할 때 숙제를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서서히 수업 내용 이해도에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바로 복습을 하지 않은 반 학생들은 지난 시간에 배웠던 문법의 기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거나 암기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문제도 잘 풀지 못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최종적으로 평가한 시험에서 결과는 너무나도 뻔했다. 압도적인 차이로 수업 후 복습을 철저하게 한 반의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이다. 이후 나는 이 시럼의 목적과 결과를 학생들 모두에게 알리고 학원 수업 후 바로 행하는 과제와 복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학생들 모두 이 실험의 결과에 깊이 공감했고, 수업 이후 바로 복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나는 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학원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도 마찬가지다. 수업이 끝난 후 바로 복습하는 친구들이 공부를 잘한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10분 동안 방금 배운 과목을 복습하는 친구들의 성적은 분명 상위권이다. 나도 이런 방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우리 주변에 일명 ‘공신(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학생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스스로 공부하는 복습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혼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과 다른 점은 학원에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하나같이 집에 와서 복습하는 시가이 자신의 학업 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공보의 성과는 ‘수업을 듣고 난 뒤에 집에 돌아와 어떻게 스스로 학습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 최초로 독학 자기주도학습법을 개발한 <고3 공부법>의 저자 김은숙 원장은 책에서 ‘1시간 수업, 3시간 자기 공부’ 법칙을 강조한다. 학원에서 1시간 수업을 들은 뒤 혼자서 최소 3번 이상 3시간 반복해서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가 지금까지 학생들을 지도하고 최고의 대학에 보낸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진짜 공부란 학원에서의 공부가 아니라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수업 이후 자신만의 공부 시간이 반 듯 필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이제 엄마들의 생각들도 변해야 한다. 아이들이 많은 학원을 다니고 학원에 오래 있다고 해서 제대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집에서 공부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모습이 더 보기 싫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작정 여러 학원을 전전하고 오랜 시간 동안 수업을 하는 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은 더욱 좋지 않다. 눈앞에 아이가 보이지 않고 학원에 있다는 생각만으로 안심이 될지는 몰라도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아이는 정신적-신체적으로 점점 더 악화된다.

 

아무 생각 없이 학원 버스를 타고 도착한 학원에서 동공 풀린 눈으로 바뀌는 선생님만 쳐다보다가 지루해지면 꾸벅꾸벅 졸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잡담을 하다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집에 돌아와서는 TV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하루를 마친다. 결국 자기 공부와 복습은 거의 하지 못한 패로 잠이 들고 만다. 이런 일상의 반복은 결국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큰 손해다.

 

아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떻게든 아이가 스스로 혼자 집에서 복습할 시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제대로 된 공부와 효율적인 학업 능률의 향상을 위해서는 학원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내 아이가 학원 수업을 듣는 것과는 별개로 집에서 스스로 복습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