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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습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들

리첫 2017. 12. 22. 15:06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습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들

 

1학년 때 항상 일찍 등교했던 학생은 2학년이 되어도 일찍 등교한다. 친구와 말할 대 손톱을 깨물면 수업 중에도 깨물게 된다. 국어 시간에 다리를 떤다면 과학 시간에도 다리를 떨 게 분명하다. 생산적이든 비생산이든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

 

복잡한 세상에 지름길을 만들어 준다--나쁜 습관도 있고 좋은 습관도 있다. 습관의 효과가 무엇이든 그것이 갖고있는 첫 번째 매력은 그것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름길을 마련해 준다는 사실이다. 습관이 없다면 인간은 괴로울 것이다. 매일 아침 다른 방식으로 세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너무나 많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필기를 하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필기를 하고, 필기를 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습관적으로 하지 않는다.

 

나는 튄다. 고로 존재한다--한 번은 거의 필기를 하지 않는 한 학생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당황한 학생은 한참 뜸을 들인 다음 이렇게 말했다. “그냥이요!” 이 말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나는 학생들에게 모든 행동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학생에게는 필기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생각나면 내 연구실로 한 번 들러 달라고 부탁했다. 며칠이 이잔 다음 그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뭔가 남다르게 행동하고 싶었어요.” 필기를 안 하는 것이 그에게는 남다른 그 무엇이며 어찌 보면 ‘존재의 이유’였던 것이다.

 

초지일관, 그거 좋은 것이야--어느 문화권에서나 수시로 행동을 바꾸는 사람에게는 ‘변덕쟁이’, ‘줏대 없는 사람’, ‘이중인격자’ 같은 낙인이 찍힌다. 심하면 사이코(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에 일관성을 유지하면 일반적으로 ‘초지일관한다’, ‘심지가 굳다’, ‘확실하다’는 식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언젠가 아내와 다투고 난 다음 TV를 보고 있는데 너무나도 웃기는 코미디 프로가 방영되고 있었다.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나는 기를 쓰고 웃음을 참고 있었다. 이때 딸아이가 내게 한 마디 던졌다. “아빠! 차라리 웃지 그래요!” 나는 그 상황에서 왜 시원하게 웃지 못했을까? 여태까지 화를 내다가 금방 배꼽을 잡고 웃는다면 뭔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음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자존심을 보호할 수 있다--자기에게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떤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 습관의 밑바닥에는 또 다른 은밀하고 긍정적인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필기를 하지 않는 습관과 성실하게 필기를 하는 습관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기말고사에 엉망인 성적을 받았다. 어떤 경우에 더 자존심이 상할까? 말할 것도 없이 후자의 경우이다. 왜 그럴까? 필기를 하지 않고 실패하면 ‘공부에 초연하다’거나 단지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핑계를 댈 수 있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여 필기를 했는데도 실패하면 머리가 나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처럼 실패 가능성이 높을 때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변명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불구화 전략(Self-handicapping Strategy)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