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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교육<42>

리첫 2020. 12. 3. 11:10

 

 

공립기초학교, 폴케스콜레 제도의 발전사 및 현황<2>

 

4) 1975년 학교법

 

이 논쟁은 1975년 학교법의 배경을 이루게 된다. 이 논쟁은 과거에는 덴마크의 국가 정체성과 공동의 문화적 가치를 갖추도록 이끄는 마당으로 공립기초학교를 바라보는 관점을 받아들이는데 그다지 이견을 보이지 않던, 입장이 서로 다른 집단들 사이의 공감대가 이제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 사람들은 다원적 사회에 살게 되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자 그렇다면 공립기초학교의 공통 기초나 토대라 할 만한 것은 과연 무엇이겠는가?

 

금세기 초부터 줄곧 학교와 교육에 관한 예 이해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이 전통적 이해는 학교에서 교사에게 중심적 역할을 맡기며, 초점은 학습보다는 교수에 두고 있었다. 정부 당국은 교사에게 공적 권위를 맡겼던 셈이다. 교사를 공기관의 관리로 파악하려는 이전의 관점은 이제 새로운 관점, 즉 교사는 관리로서의 외적 권위 때문에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이며 그가 가르치는 교과의 지적 내용 때문에 존경받아야 한다는 관점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되었다.

 

나아가서 기독교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가능해지면서, 그리고 삶에 대한 감각과 방향에 대한 개인적인 탐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그뿐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논쟁과 1960년대 반권위주의 운동의 결과로, 교사가 채워 넣어야 하는 텅 빈 무엇으로 학생을 보거나, 기계처럼 돌아가는 사회시스템에 적응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하려는 이해가 그 발판을 잃으면서, 옛 관점은 학생을 인격적 의지와 의식을 가진 살아 있는 인간 존재로 인식하려는 태도에 의해 점차 대치되었다. 이렇게 하여 학생은 학습 과정의 중심적 자리에 놓이게 되었다.

 

이는 1975년 학교법에서 공립기초학교 폴케스콜레의 목적과 목표를 기술한 다음과 같은 규정에 반영되어 있다.

 

1: 폴케스콜레는 학부모와 협동하여 학생에게 지식, 기술, 학습 방법, 표현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다면적 발달에 기여하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2: 폴케스콜레는 그 전체적 활동에서 학생의 학습 욕구가 자라도록 그들의 경험과 자기 활동의 틀을 창조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상상력을 펼치고 독자적인 판단 능력을 연습하며 역시 독자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 폴케스콜레는 학생들로 하여금 민주적 사회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자기 입장을 말할 수 있도록 하며, 아울러 공동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교수와 일상생활은 지적, 정신적 자유와 민주주의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교사들, 특히 관료적 신분이라는 옛 틀에서 오랫동안 연륜을 쌓은 교사들은 특히 태도와 방법을 바꾸기가 불가능했다. 반면 다른 교사들과 젊은 교사들은 이미 새로운 이해를 얼마 동안 행동에 옮겨왔다. 여하튼 이어지는 그다음 시기 동안, 교수-학습과 더불어 학생, 교사, 학부모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위한 교육학적 논쟁은 학부모와 교사들, 정치가들 사이에서 계속 이어졌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은 세계를 탐구하고 발견하며, 그것에 대해 배우고 이해를 발전시키려는 호기심과 욕구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교사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많은 차원에서, 그들이 행하고 스스로 발견한 것으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학습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동기와 영감은 특정 주제에 대한 교사의 지식에서 나오지 않으며, 그보다는 주제에 대한 학생들 스스로의 개인적인 흥미나 관심과 참여적 활동에서 나온다. 학습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학생 자신의 배우고 싶어 하는 욕구이며, 학습 과정에 대한 능동적인 참여와 책임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사가 쓸모없고 피상적인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구조에서 교사는 다른 역할과 과제를 떠맡게 되고 의례적인 역할과는 다른 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교사는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을 생산적인 학습 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는 활동과 과제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대화를 나누고 토의를 위한 판을 벌이고, 실험하고, 여행을 통해 탐사하고, 모둠활동을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워크숍을 하는 등, 일을 조직하고 만들어 내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지식에 대한 갈구를 자극받을 수 있다. 그러한 활동에서 교사의 과제는 의심과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는 학생들을 도와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해법과 결론에 이르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전통적인 상황에서처럼 교사의 제시와 교수 행위가 특정 학습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필요할 수 있다.

 

이 교수-학습 과정 모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민주적인 문화와 삶의 양식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고양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이는 다시 말해 나와 다른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일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또한 갈수록 커져 가는 사회적 다양성 안에서 이러한 차이와 관련된 문제를 고려하는 능력을 가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 학습 모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아이들이 서로 배우면서,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가진 존재로서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