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르치는 기술<8>
가르치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다
가르치는 사람은 대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가르치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진정으로 가르치는 일에 프로인 사람은 배우는 사람의 니즈(needs: 요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부하나 학생들을 향해 “내가 이렇게 가르쳐 주었으니까 거기에 걸맞은 예의를 갖춰라.”는 식의 요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방의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강하면 그것을 상대방에게 간파당한다. 아무리 가르치는 사람이 감추려 해도 대가를 바라는 마음은 들키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받고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은 ‘준다는 것’에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가르친 상대로부터 보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실 보답을 기대하지 않아도 가르친 만큼 반드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보답은 분명히 있다. 물론 그것을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 라는 속담이 있다. 힘들 때 도와 준 사람에 대한 은혜는 간단하게 잊히는 게 아니다. 직접적인 보답 같은 것이 없어도, 열심히 가르친 사람과 배운 사람은 매우 강한 정신적 유대감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얼마 전 위의 말을 실감하게 하는 상황을 접한 적이 있다. 내가 대학생 시절에 히토츠바시(일교:일교) 학원에서 함께 아르바이트 강사로 있었던 선배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 선배는 아르바이트 강사 시절부터 학생들이나 후배 강사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펴주던 사람이었다. 정말 마음을 다해 아낌없이 ‘주는’ 사람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증권회사에 취직을 했고 거기서도 많은 부하들을 지도했던 것 같다. 그 선배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후배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부하 직원들이 참석했고 모 두가 펑펑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선배가 그 회사에서도 아낌없이 주는 사람이었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대가 없는 사랑으로 연결된 관계의 깊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니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에게 보답을 기대하지 말고 ‘언젠가 기억해 준다면...’ 정도의 마음으로 가르치는 일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