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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23>--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1)

리첫 2021. 12. 24. 23:39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1)

 

기억력은 특히 비즈니스 분야에서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GECEO였던 잭 웰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기업 중 하나인 GE에 관한 모든 것을 기억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다들 지루해 하는 실적 검토 시간에 재무제표 스물여섯 번째 줄의 오차를 지적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걸출한 경영인들 사이에서 이런 식의 이야기는 꽤 흔하다. 잭 웰치보다 한 세대 앞선 IT&T헤럴드 기닌(Harold Geneen) 역시 뛰어난 기억력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훌륭한 성과를 낸 경영인들은 대개 놀라운 기억력에다 뛰어난 지적 능력까지 겸비한 듯 보이는 경우가 많다. 워런 버핏은 복잡한 계산을 암산으로 척척 해결하는 능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계산기 하나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데, 정직하기로 소문난 인물임을 감안할 때 의심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타임(Time Inc.)과 합병하기 전 워너커뮤니케이션(Warner Communication)을 설립한 스티브 로스(Steeve Ross)는 아무리 복잡한 거래라도 머릿속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유명한데, 많은 사람들이 이 능력을 그의 큰 장점으로 여겼다. 모르긴 몰라도 그는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계산기는 정말 쓸모없어. 고작 이퀄라이저 역할밖에 못하잖아!” 지적 능력이 넘치던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는 자신을 도무지 따라오지 못하는 부하 직원들에게 한가하게 쉴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는 TV, 영화, 인터넷 업계에서 대단한 성과를 올린 배리 딜러(Barry Diller)도 마찬가지였다.

 

비즈니스에서 탁월한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는 의문을 품게 되었더라도, 아직까지는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이 일반적 능력, 특히 기억력과 지능 면에서 뛰어나다는 믿음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잭 웰치, 워런 버핏 같은 인물들이 그런 믿음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는 최고 명문 대학의 최우수 졸업생들만을 가려 뽑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컨설팅 업계의 제왕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가장 우수한 장학생(Baker Scholar)들을 꾸준히 채용한다. 마이크로스프트와 구글은 입사 지원자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깐깐한 질문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겉보기에 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직원들로 채워진 철옹성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따라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려면 기억력 같은 일반적 능력(SF의 기억력처럼 연습으로 개발된 능력과는 달리 타고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믿음에 반하는 연구 결과를 접하면, 누구나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 비즈니스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특정한 재능과 일반적 지능의 상관관계는 매우 미약하며, 전혀 무관한 경우도 있다. 또 기억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개발된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되었다.

 

비즈니스든 다른 분야든 최고로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원가 계산이나 프로그램 코드 작성, 또는 코코아 선물거래에 대한 타고난 재능 같은 것은 아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일반적인 인식 능력은 더더욱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연구 결과가 다 말해 준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