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25>--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3)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3)
따라서 지금은 일단 IQ로 측정하는 일반 지능의 개념을 유지하기로 하자. IQ 검사는 꽤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학교 성적은 IQ 검사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뛰어난 정치학자 제임스 플린(James R. Flynn) 교수는 전문직 및 기술직 종사자, 그리고 경영인들은 IQ가 평균 이상인 집단이며, 일반 근로자들은 일의 복잡성에 다라 평균 IQ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별로 놀라운 것이 아니다. ‘똑똑한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는 대다수 사람들의 믿음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더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얻는다는 것이다. 지능을 개괄적이고 진부하고 학구적인 개념으로 봤을 때, 입자 물리학자는 평균적으로 치과의사나 생산직 근로자보다 똑똑하다. 따라서 위대한 성과자들이 저마다 속한 분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지는 않더라도 뛰어난 지능 같은 일반적 일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모로 근거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IQ가 평균 이하인 사람들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우리 주변에는 흔히 말하는 지적 능력 없이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그중 몇몇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두고 사람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거나 일을 정말 열심히 한다거나 일에 열정을 쏟아 붓는다는 등의 식상한 설명으로 얼버무린다. 그러한 면모들이 가드너가 제시한 다중 지능이나 골먼의 감성 지능과 연관이 있을지는 몰라도, 어쨌건 일반 지능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여기서 한 가지 단서가 나온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IQ를 가지고 위대한 업적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의 들쭉날쭉한 경험보다 이를 더 확실히 보여 주는 증거도 있다. 광범위한 연구를 우리는 IQ와 성과의 상관관계가 개괄적으로 평균을 낸 통계자료에 나타나는 것만큼 밀접하지 않으며, 대개의 경우는 거의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영업사원들에 관한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인 연구는 역대 최대 규모의 메타분석(meta-analysis)으로서, 4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개별 연구 자료를 종합하여 변수들 간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밝힌 것이었다. 사실 영업사원들의 경우 변수가 많아 실제로 조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그래서 연구 결과도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도 영업사원들이 학자들에게 매력적인 연구 대상인 것은 정확한 수치로 확인 가능한 판매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은 상사에 보고할 때 실적을 부풀려 말하기 일쑤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 판매 자료가 쌓이면 오차는 대부분 제거된다.
이 메타분석을 통해 학자들은 상사가 부하직원을 평가할 때 그 부하직원의 지능을 크게 고려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상사는 똑똑한 직원일수록 일도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직원들의 지능과 판매 실적을 비교해 보니 둘 사이에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었다. 사실상 지능은 실적을 예측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영업의 일인자가 되려면 지능보다도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확실해졌다.
이는 관리자들이 그동안 착각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다. 흔히 우리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요인을 근거로 삼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또 하나의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우리는 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