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32>--실제로 경기에서 뛴 시간은 아주 적었다
실제로 경기에서 뛴 시간은 아주 적었다
뛰어난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제리가 했던 모든 훈련 중에 실제 경기를 통한 훈련은 없었다. 오픈시즌에 그가 혼자서 했던 훈련은 주로 컨디셔닝 운동(무산소 운동을 유산소 운동처럼 하는 것)이었고, 팀 훈련 때는 대개 경기 녹화 테이프 다시 보기, 컨디셔닝 운동, 다른 선수와 함께 특정 플레이 반복 훈련을 했다. 제리가 선수 생활을 했던 포티나이너스나 그 밖의 팀들은 선수들이 전력을 다하는 연습 경기는 절대 치르지 않았다. 부상의 위험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리가 실제 경기를 한 시간은 대부분 주말 경기에 몰려 있었다.
제리가 미식축구 훈련으로 보낸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아주 적게 어림잡아 일주일에 20시간이라고 해보자. 이 훈련 과정이 워낙 혹독해서 아주 열심히 하는 선수들조차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실제 제리의 연습량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이라는 증거가 있지만 일단 안전하게 가자. 그렇다면 한 해에 약 1,000시간, 여기에 그가 프로 선수로 활동한 기간인 20년을 곱하면 약 20,000시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NFL에서 303회의 경기에 참가했다. 와이드리시버로서는 최고 기록이다. 만약 매 경기에서 그가 뛴 시간이 절반이었다고 가정한다면(리시버는 자기 팀이 공격할 때만 투입되는 포지션), 그의 경기 시간은 모두 약 150시간이 된다. 그가 매 경기 출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따라서 결론은 미식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실제 경기에서 보낸 시간이 전체 훈련 시간의 1퍼센트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스스로 맞춤형 훈련 계획을 세웠다.
제리 라이스가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었다. 정해진 몇 가지만 잘하면 충분했다. 우선 정확한 패턴으로 달려야 했고, 자신을 막으려는 두세 명의 수비수를 피해야 했다. 또 공을 잡기 위해서는 수비수들보다 빨라야 했으며, 수비수들이 공을 빼앗으려고 달려들 때는 힘으로 제압해야 했다. 그리고 태클을 걸어오는 선수들보다 빨리 달려야 했다. 그는 이러한 필요조건을 정확히 충족시켜 줄 훈련 계획을 세워 거기에 집중했다. 리그 내에서 가장 빠른 리시버가 아니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장점은 달리기 패턴의 정확성이었다. 또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엄청나게 키웠다. 게다가 산길 등 험한 길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 훈련으로 그는 움직임 조절 능력이 향상돼 상대편이 그의 움직임을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방향을 틀 수 있었다. 급경사진 산길에서 빠른 속도로 뛰는 훈련은 그의 스피드에 폭발적인 가속도를 붙여 주었다. 무엇보다 지구력 훈련--보통 스피드 중심 운동에서는 이 훈련에 집중하지 않는다--은 마지막 4쿼터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드러냈다. 상대편 선수들이 완전히 지쳐 있을 때 그는 경기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펄펄 날았다. 그래서 4쿼터에 그가 게임을 뒤집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제리와 그의 코치는 최고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기에만 집중했다 스피드처럼 보통의 선수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능력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혼자서 훨씬 많은 훈련을 했다.
미식축구 시즌은 9월에 시작해 12월까지 넉 달 동안 계속된다. 팀 스포츠는 분명 같은 팀 선수들이 모여 경기나 훈련을 해야 하지만, 제리의 훈련 대부분은 오픈시즌에 이루어졌다. 코치와 트레이너에게 중요한 조언을 듣기는 했지만 훈련은 대개 혼자 했다.
재미없어도 멈추지 않았다
쓰러질 때까지 달리거나 근력이 소진될 때까지 운동기구를 들어 올리는 훈련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나이에 대한 관습적인 한계에 도전했다
NFL 소속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0대다. 35세에 현역 선수로 뛴다는 사실 자체가 그만큼 대단한 일이다. 큰 부상이 없었더라도 나이가 들면 체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또한 30대 후반의 선수가 열다섯 살이나 어린 선수와 맛붙으면 힘에서 밀리기 마련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40대에 선발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들은 대개 상대 수비진을 피해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쿼터백이거나, 아니면 한 게임 당 몇 번 만 뛰면 그만이고 심지어 상대편에게 온몸으로 저지당하는 일이 거의 없는 키커나 펀터(공격권을 상대에게 넘겨 줄 때 공을 멀리 차내는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대체로 출전 때마다 필사적으로 뛰어야 하고 태클을 걸어오는 선수들과 몸싸움을 밥 먹듯 해야 하는 와이드리시버들이 20시즌을 버티거나 42세까지 선수 생활을 하기는 좀처럼 힘들다.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선수는 제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