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르치는 기술<48>--가르치기 전에 예습하는 방법
가르치기 전에 예습하는 방법
가르칠 내용은 예습할 때 전부 외워둔다
가르칠 내용이 결정되고 강의나 연수의 흐름을 구성했으면 내용 자체를 예습해야 한다.
자신이 부하를 지도하는 선배나 상사이거나, 학교나 입시학원 또는 세미나의 강사이거나 가르치기 전에는 꼭 예습을 해야 한다. 예습도 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은 어떤 프로 상사, 프로 강사라 해도 무리다.
다만, ‘예습=준비’라는 발상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가르치는 내용이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회의 등의 프레젠테이션이나 업무 지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내일의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말할 내용을 생각하고 메모해 두는 등 준비하는 데 3~4시간이 걸렸다고 하자. 그 메모를 보면서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끝낸 다음 ‘아, 잘 끝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 내용을 깨끗이 잊어버린다.
이것이 단지 1회성으로 진행되는 사원 교육 프로그램이나 프레젠테이션이라면 괜찮다. 그런데 자신이 신입사원 교육 담당이었다거나 나처럼 입시학원이나 학교의 선생님이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매우 아까운 일이다.
3~4 시간에 걸쳐서 준비한 것을 연수나 강의가 끝나는 순간 완전히 잊어버린다면 수개월 후 아니면 그 다음 해 같은 내용을 가르칠 때 똑같은 시간이 걸려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모처럼 예습한 내용도 ‘무용지물’이다. 발전이 없다. “아무리 일을 해도, 일을 해도 여전히 내 살림은 고달파 물끄러미 손만 바라보는” 상태에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예습의 개념을 바꾸길 바란다. ‘예습=암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가르칠 내용을 전부 암기할 것! 노트나 교재를 보지 않고도 술술 설명할 수 있을 정도까지 해 두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 같은 입시학원 강사의 세계에서는 ‘잘 나가는 강사’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칠판과 분필 하나만 있으면 30분이면 30분, 90분이면 90분 교재를 보지 않고도 제한 시간의 1분 전까지 단숨에 강의하고, 제한 시간 종료 30초 전쯤에 “자,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끝낼 수 있다.
수강생의 이해도를 차분히 관찰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예습의 방법은 ‘예습=준비’라는 방법에 비해 몇 배로 힘든 일이다. 노트 준비가 중심이었던 지금까지의 예습에 비해 시간도 몇 배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이렇게 하는 편이 좋다. ‘예습=준비’에서는 매번 예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예습=암기’가 되면 처음 예습할 때 확실하게 머릿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후에는 예습의 양이 줄어든다.
‘예습=암기’ 방식의 경우, 결과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에게 여유가 생겨서 듣는 사람의 상태를 확실히 관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가르치는 흐름에 대해서 ‘좀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예습=암기’ 방식으로 바꾸어서 가르치는 내용을 전부 머릿속에 입력했다고 해도 익숙하지 않을 때는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하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메모를 들고 가르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단, 메모에 쓰는 내용은 ‘대강의 내용’으로 해야 한다. 상세한 부분까지 전부 메모에 쓰면 그것을 읽는 데 열중하게 되고, 무미건조하게 읽기만 하기 때문이다. 강연회 등에서 메모를 읽기만 하는 사람의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지 못한다.
사람은 마음에서 나오는 말에 반응한다. 무미건조하게 읽어서는 마음을 울리지 못한다.
듣는 사람이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면 말의 내용은 물론 ‘메모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