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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영어 공부하는 사람이 실력 늘어요”

리첫 2008. 7. 16. 05:40
“재밌게 영어 공부하는 사람이 실력 늘어요”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07-15 09:41:13]
 
■ 동성고교 영어교사 이수연씨 ‘공부 비법’

굿모닝팝스ㆍEBS 회화 프로그램 즐겨 듣고
동아리 가입해 스스로 ‘영어 환경’ 만들어
관심분야, 공부와 연결시켜 흥미 잃지않게

 

영어공부를 의무감으로 계속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 습관화되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영어를 습관화하여 즐기는 가운데 TOEIC 말하기ㆍ쓰기에 만점을 획득하고 서울 동성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수연(사진)씨를 만나 영어 학습법을 알아봤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영어를 접하고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중학교 때였다. 그는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가 강원도에 있는 부대로 가시게 되면서 언니와 논산에 있는 군자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기상시간에 KBS라디오에서 방송하던 ‘굿모닝팝스’를 틀어줬는데 그때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한국어와는 다른 어조, 강세, 연음규칙에 따라 말하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우리말과 같은 발상이나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영어표현을 보면 신기하게 생각되어 메모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복습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배우면서 영어공부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상대적으로 문법을 중시한 수업을 했다. 이씨는 학습법을 소개한 책에서 배운 대로 수업 동안 배운 것은 그 시간 내에 끝내려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집에서는 수능이나 내신영어에서 벗어나 KBS 굿모닝팝스나 EBS 채널을 통한 다양한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즐겨 들을 수 있었다. 이씨가 재미있게 공부한 영어회화는 학교에서 배운 문법 위주의 수업과 잘 조화되어 오히려 정확한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매일 방송 내용을 녹음해서 등ㆍ하굣길, 쉬는 시간, 방청소를 하는 여유로운 시간에 항상 틀어놓고 따라 했다. 고등학교 때 영영사전을 통해 접했던 다양한 예문들은 특정 표현의 쓰임새와 뉘앙스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일반 고등학교를 나온 이씨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입학한 비결도 중ㆍ고등학교 때 갈고닦은 영어 실력 덕분이었다. 고3 때 서울시주최 중ㆍ고등학교영어경시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여 학교장 추천으로 서울대 영어교육과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대학 시절에는 speaking과 writing을 할 때 논리 전개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읽기를 집중적으로 보충하고 영어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다.

 

2007년 11월에 응시한 TOEIC  S&W(말하기ㆍ쓰기) 시험에서 이씨는 400점 만점을 획득했다. 그 전에는 TOEIC 필기시험이나 말하기ㆍ쓰기시험에 전혀 응시한 적이 없이 첫 시도에서 이런 탁월한 결과를 얻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정작 그는 “평소 영어가 좋았기 때문에 재미있게 공부한 결과일 뿐이다. 일정 수준 이상이면 400점 만점인데 저보다 잘하는 많은 분들도 어쩔 수 없이 400점 만점을 받았을 것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씨는 본인의 영어 학습법을 ‘끈기와 습관화’로 요약한다. “그냥 처음 영어를 접했을 때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If you don’t succeed at your first attempt, try, try again(한번 시도로 실패하면 계속 시도하라)’이라는 영어 속담처럼 계속했다”고 한다. 공부자료에 대해 묻자 “취미가 영화보기나 노래 듣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단지 영어자막이 있는 영화, 영어로 된 노래로 공부했을 뿐이다. 중학교 때부터 팝송을 배워 지금은 100여곡을 영어로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이씨는 “굳이 영화나 팝송이 아니더라도 학습자 스스로 좋아하는 관심 분야를 영어공부와 연관시킨다면 ‘습관화와 끈기’는 가능하다. 야구광이라면 야구 용어와 야구 중계, 야구 기사 읽기를 공부의 중심으로 삼으면 꾸준히 실력을 닦을 수 있다. 습관화하기가 힘든 경우는 영어동아리에 가입한다든가 하여 스스로 영어를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의 교육 현장에는 우수한 실력과 교육적 소양을 갖춘 교사들이 많다. 이런 우수한 교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업의 학창시절 동기들에 비해 자기계발 면에서 뒤처진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한다. 교사 연수 등의 자기계발 기회를 통해 우수한 교사들이 우리 후학들을 책임감을 갖고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