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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흉내내기’ 영어정복 비결

리첫 2008. 7. 17. 07:32
‘끊임없는 흉내내기’ 영어정복 비결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07-15 21:57:31]
 
■ 아리랑방송 ‘Korea Now’ MC 김기호

영어권에서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않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또 말하기가 된다고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기사를 쓰고 MC로 활약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현재 아리랑국제방송 ‘Korea Now’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김기호 TV제작팀 차장(39ㆍ사진)을 만나 오늘이 있기까지 학습법을 알아봤다.

뉴스ㆍ잡지 보며 좋은 표현은 스크랩하고
방송기사 문법에 맞춰 쓰는 훈련 꾸준히
영어공부도 ‘모방’만이 실력 향상 지름길

 

김 차장은 초등 5학년 때 아버지의 직장 관계로 홍콩에서 2년여간 영국계 학교에 다녔지만 또래 수준의 회화를 하는 정도였다. 귀국한 뒤 중학교 2학년에 편입했고 한국외대 영어과에 진학했다. 대학 3학년을 마치고 시험을 치러 카투사(KATUSA:Korea Augmentation Troops to the U.S. Army 주한미확장군)에 입대했다. 논산훈련소를 거쳐 평택에 있는 미군부대에서 4주간의 교육을 수료한 뒤 서울 용산에 위치한 미 8군 본부 산하 방송국 AFKN(American Forces Korea Networkㆍ현재 AFN)에 배속됐다. 미군 방송에서 프로그램 송출 업무를 맡으면서 군 복무기간 동안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미국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업무를 하는 가운데 미국 문화와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고 방송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를 가졌다.

 

1996년 아리랑국제방송 공채 1기로 입사한 김 차장은 제작국 PD로 기존의 국내 다큐멘터리, 드라마, 만화 프로그램 등을 영어로 다시 제작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후 경력이 쌓이면서 5~10분 분량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보도팀으로 옮기게 됐고, 5분 뉴스, 주말 뉴스 등을 하다가 시사 주간 프로그램인 ‘Korea This Week’의 MC를 맡았다. 그는 10시 메인 뉴스 앵커 시절 보도한 2002년 대선 분석 특집으로 2004년 ‘CNN 월드리포트 어워즈’의 올해의 정치기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김 차장은 스스로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2004년 9월에는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와 함께 아르빌에 상주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기자로서 3개월여 동안 현장상황을 보도했다. 현재는 시사매거진 프로그램 ‘Korea Now’의 MC를 맡으면서 현장 취재도 병행하고 있다.

 

영어 학습법에 관해서는 “정작 영어 실력이 크게 는 것은 보도를 하면서 말하기든 쓰기든 끊임없이 흉내내기를 하고 나서부터다. 보도팀에 처음 왔을 때 뉴스 writing에 대한 책을 밤새 읽기도 하고, 주변 동료들에게 좋은 표현을 묻고, 남들이 쓴 기사를 계속 보고, 좋은 영어표현을 닥치는 대로 취합하고 끊임없이 메모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선 업무적으로 당장 급한 문법에 맞게 방송기사의 규칙을 지키며 쓰는 연습을 했다. 시사 잡지로 Economist와 Time을 장기구독하면서 동일한 이슈에 대한 기사의 톤을 구분할 수 있었다. 심지어 CNN 홈페이지에서 방송대본을 찾아 1문장 읽고 1문장 쓰기, 2문장 읽고 2문장 쓰기를 꾸준히 훈련했다. 좋은 책은 한번으로 끝내지 않고 좋은 표현에 밑줄을 긋고 연습했다”고 한다.

 

방송영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서는 품격있는 영어다. 시청자를 웃기기도 울리기도 하는 이런 격조 높은 영어의 습득방법도 결국 ‘모방’이라는 단순한 결론에 이른다. 영어 실력의 향상을 위해 ‘모방’이라는 단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하겠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