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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사 통역, 오역 피해없게 매일 공부해요

리첫 2008. 9. 1. 10:05

외국인 수사 통역, 오역 피해없게 매일 공부해요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08-31 21:33:12]
 

■ 서울지방경찰청 박정민ㆍ전후남 통역사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련 범죄 건수도 늘고 있다. 일선 각급 경찰서, 경찰청, 검찰청 등에서 수사관이 외국인 피의자를 심문할 경우 통역을 전담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 등록된 통역사 중 영어전문은 50여명이다. 이들 중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민(38ㆍ사진 왼쪽)씨와 전후남(오른쪽)씨를 만나 그들의 영어 학습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CNNㆍBBC 방송보며 영어 뉴스 청취 연습
뉴욕타임스 등 신문콘텐츠 활용 효과 만점

 

5개국어에 능통한 박씨는 주한 감비아 명예영사로 5개국어에 능통한 아버지 박우용(68)씨의 영향을 받아 학창시절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 당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 일가의 영어를 지도하던 교포로부터 약 2년간 영어를 배웠다. 198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 뉴욕시립대학에서 사회학(Sociology)과 범죄심리학(Criminal Psychology)을 복수 전공했다. 1993년 귀국 후에 삼성전자에서 Business Coordinator를 맡아 해외 주요 바이어들의 방한 때 통역 및 부대 업무를 맡았다.

 

그 후 에어 캐나다(Air Canada) 지상요원으로 근무하다 현대자동차ㆍ삼성 SDIㆍ한국 쓰리엠 등에 출장 영어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2003년 3월 강남경찰서에서 외국인 수사 전문 통역사로 위촉받았다. 그뒤 캄보디아에서 ‘Lamp for Mercy’라는 비영리기구(NGO)에서 3년간 활동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외국인 범죄전담 영어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국내 대학을 나와 외국계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근무 중 외국인들과 자주 접하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던 전씨는 은행의 학비 지원으로 용산 미군부대 내 메릴랜드 대학에서 3년간 경영학을 공부했다. 이후 은행을 그만두고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으로 건너가 남은 1년을 마치고 귀국했다.

 

귀국과 동시에 미 8군 내에 Richard Milburn High School의 지역담당 부장으로 약 2년간 근무하는 동안 당시 미군과 미군속들의 시험과 배치를 관장하며 계속 영어환경에서 생활했다. 2000년 서울지방검찰청(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통역 봉사요원 모집에 응시하여 통역 업무에 발을 디뎠다.

 

그후 박씨는 검찰청을 출입하던 경찰서 소속의 한 형사의 요청으로 일선 경찰서의 외국인 피의자 수사 통역도 하게 되었다. “마포경찰서에서 수사에 유난히 비협조적이었던 외국인 피의자를 무난하게 통역한 결과 나중에 마포경찰서로부터 영어통역사로 위촉받았다”고 말한다.

 

영어 속기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는 전씨는 수사관이나 피의자가 빠른 속도로 말을 해도 놓치지 않고 쉽게 메모하면서 통역한다.

 

영어학습법으로 박씨와 전씨는 이구동성으로 “CNN이나 BBC 방송을 꾸준히 시청한다”고 한다.

 

박씨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영어를 공부한다. 법률용어사전 공부는 필수적이지만 뼈대에 불과하다. 외국인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내용의 진술이 오가기 때문에 영어 뉴스 청취를 많이 하여 다양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씨는 “Email로 Korea Herald나 New York Times 영어 콘텐츠를 받아 공부하는 것도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루의 목표로 삼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배운 문장을 꼭 통째로 입으로 내뱉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수사 전문 통역사는 수사관과 피의자의 중간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것과 오역(誤譯)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책임감을 갖고 통역에 임해야만 하는 것이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