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락 연결 매끄러워야 잘 쓴 글” |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09-02 11:03:15] |
■ 커리큘럼 하우스 최은주 소장 ‘영어 글쓰기 노하우’
주제→중심ㆍ세부사항→결론 순으로
영어의 표현 기능을 강조하는 말하기와 쓰기 중에서 쓰기는 특히 어려운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유학 시절 영어 글쓰기의 경험을 살려 Curriculum House란 출판사를 운영하며 Guided Writing Skills를 포함,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은주 소장(37ㆍ사진)을 만나 영어 글쓰기 방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최 소장의 부친은 우리말 어원연구의 권위자인 국어학자 최창열 전(前)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이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우리말 글쓰기를 좋아했고 여러 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초등 5년 때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전국 규모의 우리말 일기 쓰기 대회에서 입상했고, 중학교 때는 전주시 주최 글쓰기 대회에서 3차례나 시(詩) 부문 장원을 차지했으며, 고1 때는 MBC에서 주최한 전국 규모 백일장에서 시 부문에 입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뒤 1994년 말에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던 시절, 글쓰기에 자신이 있었던 그를 그토록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영어 글쓰기였다. 최 소장은 “수업 때마다 글을 제출하는 과제가 많았다. 교수로부터 굴욕적인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도대체 너의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냐? 내가 너의 글을 읽으면서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등의 호된 질책이었다”고 한다. 최 소장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문제는 나만이 아니라 한국 유학생들의 공통 문제였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학교 언어센터(Language Center)에서 운영하던 글쓰기 클리닉 과정에서 6개월 동안 매일 글쓰기 훈련을 받았다. 매주 2∼3권 정도의 책을 읽고 보고서를 써내는 과제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글을 읽는 방법을 몰라 사전을 들고 밤을 새워가며 읽어도 1주일에 책 한권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에도 벅찼다. 그러나 글쓰기의 형식을 깨닫고 난 후에는 목차, 글 첫 부분과 끝 부분을 읽고도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필요한 세부 정보를 찾는 훈련을 배우고 나서는 하루에도 책 2∼3권을 쉽게 요약할 수 있었다.
“글쓰기의 공식 같은 이 요점들을 깨달은 후에는 글쓰기가 향상되면서 그렇게 질책을 하던 교수로부터 칭찬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글쓰기의 요점을 “단락 중심으로 글을 써야 한다. 한 문장에 한 가지 생각만 들어가게 쓴다. 또, 주제문이 먼저 나오고, 중심 사상(main idea), 세부 사항(supporting details), 결론의 순서로 쓴다.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 다음 단락의 첫 문장과 매끄럽게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요약했다.
글쓰기로 좌절과 성공을 경험한 최 소장은 “귀국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을 위해 글쓰기 방법을 담은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귀국 후 그는 Guided Writing과 Guided Writing Skills를 각각 3권씩 펴냈다. 귀국한 지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독립 저자로 50권, 공저로 약 100권의 책을 집필했다.
그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으로 Top-down 방식과 Bottom-up 방식의 조화를 강조했다. Top-down 방식은 전체 글의 전개와 구성, 흐름을 먼저 판단하는 것이다. Bottom-up 방식은 어휘, 문법, 구두점 등을 강조하는 방식인데 이는 Top-down 방식으로 전체의 흐름을 먼저 살핀 후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용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