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공부해야만 영어 늘어요” |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09-30 21:40:11] |
■ 영어강사 정민영씨가 말하는 공부법
문법 위주의 교육에 실용영어 자료라곤 없던 시절에 국내에서만 공부하여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드문 인물이 있다. 3M Korea 전무를 거쳐, 8년간 Johnson & Johnson Medical Korea 사장 등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영어회화를 강의하고 있는 정민영(68ㆍ사진)씨를 만나 그의 영어 학습법을 들어 봤다. 같은 내용 읽다보면 자연스레 암기
정씨는 “중1 때 영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교과서 본문 읽기를 시켰다. 처음에는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고 읽기 예습을 하고 갔는데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시니까 계속 예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읽기 연습을 통해 쉬운 문장은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숙달되었지만, 매 과에 등장하는 문법규칙들이 그를 성가시게 했다. 그래서 6개월간 문법학원에 다니면서 외우고 있던 문장이 왜 그렇게 되는지를 확인하고 문장 활용능력도 기를 수 있었다.
영어의 기초가 잡히자 미국인처럼 말을 잘 하고 싶었다. 중3 시절에 미국인을 사귀기로 마음먹고 당시 서울에 주둔하던 한 부대에서 Benny Farley란 미군을 알게 되었다. 정씨는 “베니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그는 미시간 대학에서 영어를 제대로 전공한 사람이었다. 그는 첫 한달 동안 발음만 가르쳐 줬다. 또 발음을 교정하는 문장도 알려 주었고 당시 미군에만 있던 녹음기에 발음을 녹음하여 들려주기도 했다. 한달 뒤에는 교재 없이 계속 영어로 대화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시절 정씨는 계속 소리내어 교과서를 읽으면서, 매일 베니를 만나 영어로 이야기하며 즐겼다. 그러면서 다른 미군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소프트볼, 스케이트 타기, 유원지 구경 등 많은 활동을 함께 하면서 그들의 문화까지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다. 이런 생활은 고2 때 베니가 한국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대학에선 법학을 전공했으나 1학년 때 영문과 교수의 요청으로 영문과에서 준비하던 연극인 아서 밀러의 ‘다리에서 바라본 전망(A view from the bridge)’에 출연하여 마르코 역을 맡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한일은행 외국부에서 8년간 근무, 무역업을 하면서 3년간 해외 바이어 상담업무, 3M Korea에 10년, Johnson & Johnson Medical Korea 사장으로 8년 등, 총 약 30년간 업무상 영어를 계속 사용했다.
정씨는 “TV에서 종종 달인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달인이 되는 데는 IQ는 전혀 관계가 없고 모두가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여 높은 경지에 오른 재주나 묘기로 일반인들의 탄성을 자아낸다”고 한다.
그는 “영어도 달인이 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고 하면서,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면 부담이 생기므로 공부를 하지 말고, 대신 쉽고 재미있는 책을 정해 계속 읽어라. 첫날 1쪽, 그 다음날 1∼2쪽, 또 그 다음날 1∼3쪽으로 쪽수를 더해가면서 읽어 나가면 나중에 앞 부분은 외워져 있고 이 외운 내용이 자기 것”이라고 한다.
“첫 권에서 문장구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후에 접하는 다른 책들은 단어나 표현을 더 익히는 정도로 읽으면 된다”라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반복 연습을 해야 하는 연극이나 영화 대사를 가지고 역할놀이(Role-play)를 하는 것도 아주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씨가 권하는 영어 학습법은 어린 학습자는 물론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