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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즐겨야 영어실력 빨리 늘어요”

리첫 2008. 10. 9. 14:28

“실수 즐겨야 영어실력 빨리 늘어요”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0-07 22:07:17]
 

■ 영문 에디터  카르멘 깁슨 씨

 

“Don’t be afraid of making mistakes when learning a foreign language(외국어 배울 때 실수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흔히 영어를 배울 때 ‘실수는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 영국인으로 10세 때까지 스와질란드에 거주했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철학을 전공한 후 한국에 10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카르멘 깁슨(Carmen Gibsonㆍ40ㆍ영문 에디터ㆍ사진)씨는 영어를 배울 때 실수를 즐길 것을 강조한다. 그에게 바람직한 영어 공부 자세와 학습법에 대해 들어 봤다.

 

한번 틀린 표현은 기억에 오래 남아
실수해도 계속 말하는 적극성 중요

 

깁슨씨는 자신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저지른 실수와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면서 겪는 몇가지 실수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울 때 ‘20세기’를 ‘20새끼’라고 하여 많은 사람들을 웃겼고 “생선 시장에 갔다”고 할 것을 “선생 시장에 갔다”고 했으며, “생일날 무역국 먹었다”고 하는 등의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실수한 이 말들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실수하는 예도 몇가지 들었다. 첫째, 하나의 우리말, 가령 ‘불편하다’가 영어로는 ‘uncomfortable’과 ‘inconvenient’의 2개 이상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 경우다. ‘이 의자가 불편하다’고 할 때는 Th is chair is uncomfortable이 되지만, ‘월요일에 만나는 게 불편해요’라고 할 때는 It is inconvenient to meet on Monday라고 해야 한다. 둘째, 영어를 우리말로 직역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 아침’에 해당하는 표현은 today morning이 아니라 this morning이라고 해야 하며, 웃음소리 ‘호호’는 영어로는 ‘Ho ho’가 아니라 ‘Ha ha’ 또는 ‘Hee hee’라고 해야 한다. ‘예뻐졌어요’라는 말도 You look better than you did before라고 말하면 예전에는 아주 못생겼는데 지금 예뻐지긴 했어도 여전히 못생겼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그냥 You look great이나 You are looking good이라고 해야 한다. 셋째, 한국에서 쓰는 영어, 소위 콩글리시의 경우다. 가령, one shot(원샷)에서 shot은 ‘a small amount of an alcoholic drink(소량의 알코올)’의 뜻이므로 ‘한 모금. 한번에 마시는 소량의 술’이란 뜻에 불과한데, 정작 많은 한국인들은 ‘한번에 다 마셔라’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럴 때는 Down it! 또는 Down in one!이라고 해야 한다. 넷째, 영국식과 미국식 영어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도 잦다. 가령, 미국에서 He is mean은 ‘그 사람은 심술궂다(He is not nice)’라는 뜻이지만, 영국에서는 ‘그 사람은 돈에 인색하다(He is careful with money 또는 He is stingy)’는 의미가 된다. 또 purse는 영국에서는 ‘지갑’, 미국에서는 ‘핸드백’을 가리킨다.

 

영어 발음은 책으로만 숙달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동영상을 이용하든가 우리말에 없는 발음을 가진 단어를 몇개 메모하여 한국에 살고 있는 원어민에게 물어보면 쉽게 해결된다.

 

깁슨씨는 영어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영어와 관련된 실수가 많음을 인정한다. “따라서 비원어민에게 실수는 전혀 흉이 아니다. 자신은 심지어 영국 시내에서 광고게시판이나 포스터 속에 잘못된 영어가 있어 펜을 꺼내 수정한 적도 많다”고 한다.

 

실수를 하면서 얻는 장점은 첫째, 실수를 통해 배운 표현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둘째, 자신이 책을 통해 막연하게 배웠던 단어나 표현들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어를 배울 땐 실수를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저지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