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표현, 동작으로 배우니 쉬워요” |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0-28 10:01:52] |
■ 영어 요가 수업현장을 가다
서툴러도 계속 사용하며 두려움 극복
“Sit Straight(똑바로 앉으세요)” “Inhale deep(숨을 깊이 들이마셔요)” “Start in sitting position with the legs straight out front, toes pulled towards you(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발끝은 여러분 쪽으로 당겨요)” 등. 일반 영어회화수업시간에 등장하는 표현들과는 사뭇 다르다. 책상도 의자도 없고 매트리스가 깔린 바닥에서 간편한 복장을 한 강사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진지하게 자세를 취한다. ‘즐기며 배우는 영어회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행하는 요가 수업의 한 장면이다.
론 카트와익(Ron Katwijkㆍ월드짐 요가 수석강사ㆍ사진)씨는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요가 동작 중간에 가벼운 농담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한다. 일반적인 성인 영어회화 수업은 교재에 나온 대화문을 학생들이 롤플레이를 하거나 주제를 정해 놓고 자유토론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카트와익씨가 지도하는 요가수업의 특징은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하는 것이다. 수업 중에 나오는 문장들은 보통의 회화시간에는 접하기 힘든 표현들이다.
요가수업의 목표를 묻자 카트와익씨는 “학생들이 놀면서 즐기게 하는 것(Let them play and have fun)”이라고 한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 성인 수강생이 많아 이들에게 필요한 공부나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요가 자세와 효과를 영어로 설명하고 있다. 요가와 영어의 공통점이라면 ‘무리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요가 자세를 따라할 수 없듯이 영어회화도 처음부터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
그는 매주 특별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요가수업과 함께 영어를 가르친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주제는 ‘체중 조절 및 휴식(weight control and relaxation)’ ‘업무나 공부로부터의 스트레스 해소(relieving stress from work or study)’ 등이다.
“장래 꿈이 스포츠 매니저가 되는 것”이라는 한태진(25ㆍ대학생)씨는 “운동하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어 매우 좋다. 단순한 영어 표현보다는 운동과 관련된 영어 표현을 많이 배울 수 있어 재미있다”고 한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정숙경(26)씨는 “6개월 동안 공부했다. 요가수업은 재미있어 계속 참석하고 싶다. 집에서도 오늘 배운 것을 영어로 한동작씩 입으로 말하며 연습할 계획”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어릴 때 요가 책을 읽다가 요가에 빠진 카트와익씨. 그는 12년 전 요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 왔다가 요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주말에 한시간씩 하던 요가 강습이 점점 규모가 커졌다. 지금은 전국을 돌며 영어 요가수업을 하고 있어 한국을 떠나지 못하게 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류용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