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영어, 말하기에 올인하지 마라 |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0-30 22:03:36] |
■ 국민대 이자원 교수
매일 일기 쓰며 표현력 기르고 문법 공부
영어 말하기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말하기 위주의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학습자들이 많은데 이를 경계하는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성인들의 경우 말하기를 잘 하려면 성인에게 맞는 접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자원 국민대 교수(57ㆍ언어교육원장ㆍ사진)를 만나 성인들을 위한 영어 학습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 교수는 “성인은 아동과 다르므로 성인의 특징을 알고 이에 맞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 반면, 당장 급하게 이뤄야 할 구체적 목표가 있으면 잘 한다. 재미가 없어도 참을 수 있는 인내력이 있다. 이런 점을 알고 맞는 방법으로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많은 성인들이 원어민과 대화 연습을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영어가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압박감이 좀 줄어들 뿐이다”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즉, 영어 공부 없이 대화만을 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대화 실력의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한 예로, 미국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사람 중에 대화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대화만 하고 언어를 보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단조로운 상황에 갇혀 새로운 단어나 표현을 배우지 못하고 대화만 하다 보면 이런 결과가 생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상황을 변화시켜 표현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 사는 성인들은 자신이 접하는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상황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상황이 바뀌는 일기를 써보면 성인 학습자는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것이 소위 언어 자각력이며, 언어 자각력을 키우려면 언어학습이 필요하게 된다. 일기를 쓰면서 몰랐던 단어든 표현이든 문법이든 부족한 부분을 학습해야 한다. 때로는 원어민에게 묻든지, 사전을 찾든지 하여 학습을 하고 몸에 밸 때까지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문법을 무시하면 안된다. 좋은 표현을 암기하기 위해서는 문법이 제대로 서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은 읽기를 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성인 학습자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중에 스스로 읽기가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표현을 볼 수 있고 많은 단어도 익힐 수 있다. 또한 좋은 표현을 많이 암기하여 몸에 체화시켜야 한다. 몸에 내재되어 있던 언어는 대화할 때 입밖으로 나오며 생명력을 얻게 된다. 성인에게 추천할 만한 읽기 자료로는 “좋은 에세이, 영화 대본, 성경책 등이다.
특히 성경책은 전도를 위해 쉽게 써져 있고 비유, 논리 등 언어 학습에 필요한 자료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또, 쉬운 글을 읽으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 교수는 “독자나 청자가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쉬운 표현들이 몸에 배야 한다”고 반박한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성인들에게 대화 전략을 강조한다. 즉, 이 교수는 말하기를 못하고 듣기에 자신이 없는 학습자들에게 “배짱을 가지고 원어민에게 자신의 수준으로 말해 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말한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