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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현장서 쓰는 ‘생생표현’ 총망라

리첫 2008. 11. 10. 15:42

교실 현장서 쓰는 ‘생생표현’ 총망라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1-09 21:29:11]
 
■ ‘교실영어 표현사전’ 펴낸 교사 김단해씨

100% 영어만 사용… 중학교 수업 진행
점차 비중 늘려가자 학생도 흥미 느껴
원어민보다 현직교사 교육해야 효과적

 

“What’s the word that goes in the blank?(괄호 속에 들어갈 단어가 뭘까요?)” “Don’t keep it to yourself if you have a question(질문이 있으면 속에 품고 있지 마세요)”.

 

김단해씨의 수업시간. 어학실에서 한 학생이 소그룹 활동 중 자신의 의견을 영어로 말하고 있다.

최근 ‘교실영어 표현사전’(로그인 펴냄)을 집필한 영어교사 김단해(33ㆍ여ㆍ인천 만수중)씨의 TEE(Teaching English in English:영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 교실 수업에서 나온 표현들이다. 100% 영어로 하는 수업은 주로 영어 전문학원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100% 영어로 수업하는 공교육 현장은 아직은 드문 탓에 무척 신선하다. TEE와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었다.

 

초등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영국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김 교사는 귀국 뒤 1995년 대원외고를 거쳐 한국외대에서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뒤엔 영어 관련 회사에서 e-러닝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영어교수와 멀티미디어에 관심을 가졌고 2004년에는 영국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에서 영어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7년 초 E-Public에서 영어교사들을 위한 웹사이트(www.teacherplus.co.kr)에 몰입교육 콘텐츠를 올리면서 교실영어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요구가 절실함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때 ‘교실영어표현’과 관련된 책의 출간을 계획했고, 한편으로는 본인이 직접 교사가 되어 몰입교육에 기여하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다. 그는 임용고사를 거쳐 인천 만수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자마자 대학원 유학시절부터 꿈꿨던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영어로 안하시면 안돼요?”라는 신음 소리도 나왔다. 김 교사는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말하는 속도를 조절해보기도 하고, 영어와 우리말을 섞기도 하고, 동작을 취하면서 말하기도 했다. 교사로 부임한 지 3개월 후 김 교사는 첫 공개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했다. 수업을 참관한 강용재 교장은 “이 아이들이 정말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맞나 의심할 정도였다”고 한다.

 

1학년 유대엽(14)군은 “선생님께서 첫 시간부터 영어로만 말씀하시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 난감했다. 외계어인 줄 알았다. 못 알아들으니까 짜증도 났는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들렸다. 표현들이 계속 반복되니까 자연히 이해가 되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자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TE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사들의 부담도 커졌다. 여전히 ‘교실영어’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교사가 되기 전에 잠시 중단했던 ‘교실영어 표현사전’을 집필했다.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상황별로 어릴 적 영국 학교에서 체험했던 교실영어, 영국 대학원 시절에 흡수했던 영어교수법과 표현들, 그리고 우리 교실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표현들을 망라했다.

 

김 교사는 “처음부터 100%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는 것은 사실 좀 욕심이다. 그러나 단계적으로 영어 비중을 늘려간다면 나중에는 100% 영어 수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김 교사는 몰입교육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전국적인 몰입 교육은 언젠가는 실시돼야 한다. 다만, 원어민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아는 기존 교사들을 교육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