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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만화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보세요”

리첫 2008. 11. 26. 17:51

“영어만화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보세요”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1-25 21:59:42]
 

■ 한남대 린튼 글로벌 칼리지 최연소 합격자 나기업 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영어 공부를 위해 해외 캠프나 해외 유학을 가야 하고, 영어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그렇게 해야만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중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으로 영어를 정복해 지난해 한남대학교 린튼 글로벌 칼리지 최연소 합격자가 된 나기업(15ㆍ사진)군. 최근 출판된 ‘산골소년 영화만 보고 영어박사 되다’(좋은인상 펴냄)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의 이야기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영어 공부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군은 1993년 충남 서천군 마서면 시골 농가에서 태어났다. 지금까지 그 흔한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과외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부모가 시킨 영어 공부는 기업군이 세 살이 지났을 때 한 영어 단어와 한글 학습 정도였다.

 

영어 교육의 전환점은 그가 다섯 살 때 처음 본 ‘토이스토리’란 비디오다. 한글 자막 없는 비디오 속의 주인공들이 쓰는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자 궁금해졌고, 이런 호기심 하나로 반복해서 봤다.

 

 부모가 다른 비디오도 좀 보게 하려고 ‘토이스토리’를 숨겨 놓고 나가도 그는 귀신같이 찾아 봤다. 그러던 어느 날 한글자막 비디오를 봤더니 모든 내용이 전부 이해가 되며 영문 대사가 머릿속에 그대로 꽂혔다. 그러나 비디오 속에 나온 어려운 단어 때문에 뜻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토이스토리’의 대사를 외우며 하루에 단어 10개씩을 꾸준히 공부한 결과 웬만한 단어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집에 설치한 위성 수신기를 통해 하루 종일 영어 만화를 볼 수 있게 되자 디즈니 만화를 하나씩 봐 나가면서 실력이 엄청나게 늘게 되었다.

 

2005년 중학교에 입학했다. 특기 적성란에 자신있게 ‘영어’라고 썼으나 첫 영어 시험에서 실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영어 시험이 진짜 영어 실력을 측정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 사태를 계기로 아버지 나우열(60)씨는 아들에게 홈스쿨링을 제안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그만둔 기업군은 2006년 6월 중학교 검정고시에, 그해 10월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각각 합격했다. 2007년 열네 살 때 토익 시험과 영어 면접을 거쳐 한남대학교 린튼 글로벌 칼리지 최연소 합격자가 되었다. 린튼 글로벌 칼리지는 국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단과대학으로, 전 과목을 원어민 교수가 영어로 강의한다. 전공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앤드 컬처’이다. 지난 8월에는 단 2개월간의 준비만으로 토익 시험에서 950점을 받았다.

 

기업군의 영어 공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어는 문장 내에서 공부한다.

 

둘째, 문법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다. 기업군은 문법을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지만 영어 문장이 틀린 부분을 정확히 안다. 문법에 맞게 하다 보면 말이 느려지고 그러다 보면 듣는 사람이 짜증난다. 그것보다는 문법에 좀 틀리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낫다.

 

셋째, 영어 만화나 비디오를 권한다. 주의할 사항은 대사가 너무 빠르고 많은 것은 좋지 않다. 또, 한두 번 보면 영어 공부는 안되며,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릴 때까지 수없이 본다. 이 과정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실어 대사를  따라 반복한다.

 

넷째, 영어가 어느 정도 된다면 ‘프렌즈’와 같은 시트콤이 좋다.

 

다섯째, 영어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쓰기나 에세이로 연결될 수 있게 한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