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아이는 들으며 읽는 법 배워요”

리첫 2008. 12. 2. 16:07
“아이는 들으며 읽는 법 배워요”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2-02 10:04:17]
 

■ 부산교육대학 홍 현 주 박사

‘베드 타임 스토리’라는 말이 있듯이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영어 책을 많이 읽어 주면좋다고 한다. 그러나 책 읽어주기를 할 때 부모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육대학원에서 박사후 과정을 3년간 수학한 뒤 미국 초ㆍ중ㆍ고 ESL 교사 및 고교영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홍현주 박사(45ㆍ부산교육대학 대학원강사)를 통해 영어 책 읽어주기의 효과와 읽어주기를 할 때 유의할 점들에 대해 들었다.

 

많이 듣고 본 아이가 글도 쉽게 깨우쳐
관심사ㆍ생활 밀접한 주제 다룬 책 적당
책 읽는 부모도 흥미 보여야 아이 관심

 

▶아이가 글 모르면 그림ㆍ의성어 많은 책을


홍 박사는 영어책 읽어주기(reading aloud)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첫째,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들으면서 내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게 되어 이해를 쉽게 하고 독해능력도 높아진다. 둘째, 듣기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어린이들이 부모의 읽어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운다. 셋째,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배웠는지 등 생각하는 기술을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 넷째, 문맥 속에서 영어 어휘를 익히는 효과가 있다. 다섯째, 학습 능력이 높아진다. 책읽기가 부족한 아이들은 초등 입학 후 학습부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섯째, 동화를 많이 듣고 본 아이는 문자도 쉽게 깨우친다. 일곱째, 부모가 읽는 모델을 제시해 줌으로써 아이의 스스로 읽기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해준다.

 

책을 선택할 때 고려할 점들도 있다. 첫째, 아이의 관심도이다. 좋아할 만한 주제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보면서 대강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면 좋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의 경우는 아이의 삶과 맞닿아 있는 주제가 좋다. 둘째, 부모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를 택해야 한다. 읽어주면서 더듬거리거나 본인이 재미없어 하면 듣는 아이도 흥미를 못 느낀다. 이해불가능한 내용을 선행학습할 경우에 종종 조기학습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읽어주는 방법으로 고려할 사항들도 있다. 책읽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는 부모 혼자서도 아주 재미있다는 듯이 연기를 하면서 읽으면 아이가 관심을 보인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에게는 그림이 많고 의성어ㆍ의태어가 많고 문구가 반복되는 책이 좋다. 글자를 아는 아이에게는 아이의 읽기 능력보다 약간 어려워 도전심을 느끼는 텍스트를 택해 들려준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책 내용에 대해 아이의 지적발달 수준을 고려한 질문을 곁들인다.

 

▶내용에 따라 속도ㆍ말투 조절…‘실감나게’


책을 읽는 구체적인 순서는 첫째, 제목과 그림, 사진 등을 보면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부모와 아이가 서로 얘기해 본다. 둘째, 텍스트의 내용에 따라 읽는 방법을 달리한다. 픽션ㆍ코믹 등이라면 의성어, 의태어, 대화 부분을 실감나게 읽어주면 좋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따라 읽기 속도, 말투 등을 조절한다. 논픽션이라면 주요 정보 부분을 천천히 읽어주고 나머지 부분은 속도를 내어 읽어준다. 책에 CD나 테이프가 딸려 있는 경우에는 책 읽기를 먼저 하든 나중에 하든 이 CD나 테이프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책 읽어주기는 그 자체로 끝나면 안된다. 부모가 낭독을 해줘서 친숙해진 책을 아이 스스로 다시 읽어보게 하거나 읽고 난 뒤 짤막하게 책에 관해 한두 줄 써보게 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수준이 높은 책을 욕심내는 것보다는 잘 읽은 책과 비슷한 수준의 책을 여러 권 읽는 것이 낫다.

 

책 읽어주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를 ‘독자적으로 책 읽는 사람(independent reader)’으로 만드는 것이다. 즉 아이 스스로 책을 읽고, 정보를 구하며,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인데 이를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하면 아이가 흥미를 잃는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