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노래ㆍ연극하며 배운 영어 재미나요”

리첫 2008. 12. 19. 17:55

“노래ㆍ연극하며 배운 영어 재미나요”
[포커스신문사 | 신나래기자 2008-12-18 21:24:48]
 
■ 강남구 주최 ‘어린이 영어 뮤지컬 페스티벌’

‘오즈의 마법사’ ‘마술피리’ 등 각색
해외 거주 경험 없이도 흥미 쑥쑥
일방적 학습보다 표현 등 쉽게 터득

 

초등학생이 뮤지컬을 한다. 그것도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대사를 읊는 ‘영어뮤지컬’이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1문화센터에는 캐릭터별로 다채롭게 분장한 학생들이 화음을 맞춰 부르는 영어노래가 울려 퍼졌다. 강남구가 주최하는 ‘어린이 영어 뮤지컬 페스티벌’에 참가한 강남구 내 30개 초등학교 중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4개 학교의 최종순위가 가려지는 자리다.

 

초등학교별로 10여명의 학생들이 ‘마술피리’와 ‘오즈의 마법사’를 각색해 25분 공연 동안 노래와 대사를 영어로 해냈다. 공연하기까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영어는 정말 재밌다”며 “지난 3달간 영어 뮤지컬 준비과정도 즐거웠다”고 입을 모은다.

 

‘오즈의 마법사’를 공연한 압구정초등학교의 한정흔, 황수빈, 문예원, 염유리 학생은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게 흥미롭다. 몰랐던 단어를 외워서 실제로 쓸 때 무척 뿌듯하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외국인은 피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반가운 존재다. 그들은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일상 대화를 하다보니 외국인과 대화하는 게 두렵지 않다. 오히려 외국인한테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17일 서울 역삼1문화센터에서 강남구립국제교육원 주최로 ‘2008 어린이 영어뮤지컬 페스티벌’ 본선대회가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분장실에서 준비를 하며 재밌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효균기자

이렇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유창한 발음으로 똘똘 뭉쳤지만 실제로 외국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팀원 10명 중에서 2명뿐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포이초등학교 공연에서 주인공 ‘파파게노’를 맡은 임예리(11)양은 한국에서 영어를 터득했다. 언니 임예진(12)양과 나란히 뮤지컬에 출연한 예리양은 과외, 학원수업을 받지 않고 6세부터 어머니, 언니와 집에서 영어이야기테이프로 영어를 익혔다. 예리양은 “배우기만 했던 영어를 이번 뮤지컬에 쓸 수 있어서 재밌었다”며 방긋 웃는다.

 

스스로 영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면서 영어 공부를 톡톡히 했다. 포이초등학교 오수연(12)양은 “영어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다보니 영어 실력이 뮤지컬 하기 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말한다.

 

9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포이초등학교 지도교사 김미애 교사는 영어 뮤지컬 효과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영어는 대화의 도구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읽고 말하는 공부보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면서 실력이 향상된다”며 “학생들이 뮤지컬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제대로 터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나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