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토플’ 2012년 시행 | |
정부 개발 영어능력평가…수능 영어시험 대체는 유보 | |
이종규 기자 | |
‘한국형 토플’을 목표로 정부가 개발하는 영어능력 평가시험이 2012년에 시행된다. 그러나 이 시험으로 대학 수학능력 시험(수능) 외국어 영역을 대체할지 여부는 일단 시행해 본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영어교육 주요 정책 추진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추진방안을 보면, 토플·토익 등 국외에서 개발된 영어 인증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생용 국가 영어능력 평가시험이 2012년부터 도입된다. 이 시험은 토플처럼 ‘인터넷 기반 시험’(IBT)으로 치러지며, 읽기·듣기·말하기·쓰기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은 세 등급으로 나뉘는데, 1급은 대학 2~3학년 수준으로 졸업·취업·국외유학 시험 등에 토플·토익 대신 활용되며, 고등학생 수준인 2~3급은 대학 입시에 참고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쓰기 평가 도구를 보급해 학교에서 말하기·쓰기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별도의 사교육 없이 학교교육만으로도 국가 영어능력 평가시험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교 영어수업은 수능에 대비해 듣기와 독해, 문법 위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다, 대학들이 입시에서 학생들에게 대학생 수준인 영어능력 평가시험 1급 성적을 요구할 수도 있어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교과부는 수능 외국어 영역 시험을 없애고, 영어능력 평가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좀더 의견을 수렴하고 시험의 공신력 여부를 검토한 뒤 2012년에 결정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또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을 2010년부터 주당 1시간씩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이 3~4학년은 현재 주당 1시간에서 2010년부터 2시간으로, 5~6학년은 주당 2시간에서 2011년부터 3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영어 시간 확대에 따른 교사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영어회화 전문강사’도 배치된다. 교원단체 등의 반발로 논란이 된 강사 자격과 관련해, 교과부는 원칙적으로 초등 및 중등 영어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 가운데 영어 능통자를 강사로 채용하되, 시·도 교육감이 인정하는 경우 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