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논술 몰락… 영어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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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최근 수리영역 확대 방침에 ‘수학’도 다시 인기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로 강남 학원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잉글리시 프렌들리’ 기조로 논술학원이 급감한 대신 영어학원이 뜨는 중이다. 또 수능에서 수리영역이 강화되면서 수학학원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가에서 논술 전문학원은 급격하게 줄었다. 한 논술학원 원장은 “한때 100곳 가까이 됐던 논술학원이 최근에는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유명 논술 전문학원인 ㅇ·ㄹ학원은 다른 과목을 함께 가르치는 ‘보습학원’으로 바뀌었다. 매출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ㅇ논술학원 원장은 “정시 논술 대비반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고, 재학생 대상 정규반은 5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논술학원의 퇴조는 입시에서 논술시험 비중이 줄어든 데 원인이 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정시 입시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이 24곳이었는데 올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인하대 등 4곳으로 대폭 줄었다.
강남 학원가에 따르면 이 같은 정시 논술 축소는 정권 교체 뒤 계속된 수능 강화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대학별 고사가 허용되면서 굳이 출제·채점 비용이 많이 드는 논술을 꺼리게 된 것도 이유다. 거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금년에 듣기로는 연세대 경영학과 논술이 없어졌다고 한다. 수많은 우수학생들이 들어갔고 속된 말로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고 말한 게 도화선이 됐다고 한다.
내년 입시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 인문계열만 정시 논술을 치른다. 연세대는 2010학년 입시 계획에서 수시 논술도 치르지 않기로 했다.
ㅅ논술학원 원장은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논술을 가리켜 21세기형 통합사고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정권이 바뀐 뒤 이런 주장이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신 정부의 ‘잉글리시 프렌들리’ 정책에 발맞춰 영어학원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국제중 추진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발표까지 이어지며 영어학원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치동의 ㄷ어학원 관계자는 “요즘 하루에 40~50명씩 학원 입학시험을 보러 온다”고 밝혔다. 양재동 ㅅ어학원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영어를 중시해 학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요즘 어학원들은 대치동에 들어갈 건물이 없어서 고민”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수학학원의 인기도 뜨겁다. 올해 수능에서 수리가 어려웠던 데다 2012년 입시부터 수능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되자 강남 수학학원들은 “이제 수학”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수강생을 모으고 있다. 대치동 ㅌ논술학원은 발빠르게 ㅌ국어·수학학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서울 성동구의 한 보습학원 수학 강사는 “초등생부터 고교생까지 개인 과외 요청이 수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균기자>
출처: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