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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참맛’ 알면 공부 즐거워”

리첫 2008. 12. 29. 16:38

“영어 ‘참맛’ 알면 공부 즐거워”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8-12-29 10:03:11]
 

■ 교과부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한 전북대 한기창 씨

의학 전공하며 각종 경시대회 휩쓴 ‘괴짜’
유학경험 없이 라디오 방송ㆍ잡지로 공부
지하철 타면 영어대화 나눌 외국인 찾아

 

지난 1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선발한 100명의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중 한기창(29ㆍ전북대학교 의학과 4년)씨를 만났다. 내년 초에 전북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는 그는 친구들로부터 ‘괴짜’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전공 공부 외에도 영어부문 입상 경력이 화려하다. 그의 학습 비결을 들었다.

 

의학 전공자로서 각종 영어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유난히 화려한 이유를 묻자 “영어를 잘하면 학회 등에 참석할 기회가 많을 것이고, 국제적인 논문 등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전공 외에 조금 더 신경을 썼을 뿐”이라고 한다.

 

한씨의 해외 경험은 올해 1월에 미국 하버드 의대 신경외과 프로그램 연수차 한 달간 체류한 것이 전부다. 그의 어린 시절엔 아직 ‘조기영어교육’이란 용어가 낯설던 때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누나가 생일 선물로 사준 알파벳 교본이 영어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당시 인기그룹이었던 ‘New Kids on The Block’의 노래들을 뜻도 모르면서 들리는 대로 한글로 받아 적어 부르곤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우연히 집에서 AFKN(American Forces Korea Networkㆍ현 AFN)을 청취하기 시작했다. “영어 소리가 좋아서 뜻도 모르면서 하루에 한 두 시간씩 보고 큰소리로 흉내내 보기도 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에는 입시 준비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지만 CNN live라는 잡지를 약 2년간 구독하면서 영어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전철을 타면 외국인을 만나 영어로 말해 보려고 전철 첫 칸부터 마지막 칸까지 한번씩 둘러보기도 했다.

 

한씨는 이렇게 혼자 쌓은 영어 실력으로 대학 시절 각종 영어 대회에 참가했다. 그의 수상 실적만 보면 의학전공자란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코리아헤럴드 주최 제44회 전국 영어 스피치 콘테스트 일반부 최우수상(2004년 11월), 전북대학교 TOEIC 경시대회 최우수상(2004년), 전북대학교 Phonepass 경시대회 금상(2004년), 동아일보사 주최 제9회 전국 대학생 영어말하기 경시대회 동상(2005년 6월),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제24회 전국대학생 외국어경시대회 영어부문 장려상(2005년 11월), 서울지역대학 영자신문연합 주최 제1회 전국 대학생 영어대회 최우수상(2006년 8월), 전국 금연 영어웅변대회 대학 및 일반부 최우수상(2007년 5월), 전주시 주최 제5회 전주시 외국어 경시대회 영어 부문 금상(2007년 11월),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주최 제26회 영문 Essay 공모전 2위(2007년 11월) 등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영어 학습비결로 ‘노출’을 들었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먼저 영어 공부가 가져다 줄 궁극적인 즐거움을 강조한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작자의 글을 음미할 수 있다.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영어를 매개로 친구가 될 수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어 그대로의 말장난이나 재치있는 구절들을 이해하며 영화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코리아헤럴드를 정기구독하고 월간 EBS 교재로 공부했다. 코리아헤럴드는 처음에는 한 가지 기사만 읽다가 조금씩 영역을 넓히는 식으로 시사영어 표현을 익혔다. 월간 EBS 교재는 매달 중급 영어회화를 구입해서 본문을 외우고 방송을 들었다”고 한다.

 

또한 학교에 영어 동아리가 없는 것을 알고는 직접 Synergists라는 토론 동아리를 만들어 영어 사용 기회를 마련하는 등 꾸준한 노출 덕에 오늘의 그가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