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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배울때 한국적 사고 버려야

리첫 2009. 1. 7. 13:05

영어 배울때 한국적 사고 버려야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1-07 09:49:05]
 

■ 독일 출신 귀화 방송인 이참

영어ㆍ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 유창
한국어와 다른 어학특성 이해해야
공부목적은 시험 아닌 소통 위한 것

 

대다수 한국인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서양인, 특히 유럽인들 중에는 4~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를 비롯해 대부분의 서양언어가 인도유럽어족에서 나온 형제언어라 서로서로 배우기 쉽다는 분석이 있긴 하지만 한국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는 서양인을 보면 뭔가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만 같다. 독일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방송인 이참(54)씨를 만나 다국어 정복비결을 알아봤다.

 

“언어는 해당국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익혀야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영어를 배울 때는 한국적 사고의 옷을 벗고 영어적 사고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이씨는 말문을 열었다. 한국적 사고방식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나이, 직업, 사회적 지위를 따져서 적절한 관계를 형성해야 편하게 말하게 되는 경향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언어적으로 반말, 존댓말을 가려야 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해치지 않도록 항상 신중하고 조심해서 말하는 언어 습관을 만들었다. 말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는 한국적 사고방식을 갖고 영어를 하면 거침없이 말을 내뱉지 못하고 적절한 단어, 완벽한 문법을 생각하게 된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영어말하기에 약한 이유가 한국적 사고로 영어를 하는 데 있다.

 

사고 방식의 차이는 문법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어는 문법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뒤에 배치되는 반면 영어는 앞부분에 놓인다. 예를 들어 “시간이 없어서 미안합니다”에서 중요한 정보는 “미안합니다”이다. 영어로는 “I’m sorry because I don’t have time”이 되는데 “I’m sorry”가 중요한 정보로 앞부분에 놓인다. 영어는 상대방과 동등한 입장에서 의사소통하는데 중점을 두는 언어다. 따라서 영어를 할 때는 중요한 정보부터 앞에 배치하고 일단 말을 내뱉으면서 생각하면 된다.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세계와 통하는 글로벌 영어를 목표로 하면 영어가 즐거워진다. 미국의 유명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중에 도그 위스퍼러(Dog Whisperer)란 프로그램이 있는데 진행자가 멕시코계다. 영어가 짧은 탓에 You are in charge(당신이 책임자다), You have to believe in yourself(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같은 기본적인 표현 위주로 진행하지만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애완견 프로그램으로 성공했다. 영어의 목적은 시험점수나 학습자체가 아니라 의사소통이므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겠다는 부담을 버리고 세계인과 대화하는 영어를 목표로 매일 조금씩 꾸준히 연습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이씨는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100개 단어를 무조건 외우는 방식은 비효과적이다. 며칠만 지나면 거의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하루에 1~2개 단어만 완벽하게 익혀도 1년에 365~720개 단어와 표현을 체득할 수 있고 이런 식으로 몇년간 꾸준히 하면 누구나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이씨는 미국에서 살거나 유학한 경험이 없는 토종영어를 구사하는데도 해외에 나가면 미국 또는 영국 원어민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어가 제일 편하다는 이씨의 영어 학습법. 단순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영어정복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