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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중에 영어 튀어나와야”

리첫 2009. 1. 15. 17:48

“무의식중에 영어 튀어나와야”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9-01-13 17:21:44]
 

■ 세계경영연구원 전성철 이사장

 

1960년대 초 알파벳을 처음 배운 한 중1학년 남학생. 호기심에 미군 병사에게 다가가 영어로 한마디하려다 말이 통하지 않자 “Good bye”라고 하며 꽁무니를 빼버렸다. 그러나 이 중학생은 이 경험을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가 바로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MBA, JD(Juris Doctorㆍ법학박사)를 취득, 미국 유수 로펌의 파트너(이사)를 거쳐, 현재 ‘IGM 지식클럽’을 통해 국내 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적 경영지식을 전파하고 있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60ㆍ사진)이다. 그의 학습 비결을 들어 봤다.

문법서로 기초 다지고 영문소설 공부
군대서 토플 최고점…영어 잠꼬대도
“하루에 한문장씩 통째로 외워야 늘어”

 

중1 때 미군 병사를 상대로 자신의 영어를 시험한 전 이사장은 문장 암기가 영어를 잘하게 되는 비결이란 것을 깨닫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이때부터 그는 외국인만 만나면 무조건 붙잡고 영어를 한마디씩 했다. 또 중3 때 영어 문법서를 한 권 독파하고 나니 기초가 더욱 탄탄해졌다. 고1 때 읽었던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김의 영문 소설 ‘The Martyred(순교자)’를 포함한 몇 권의 영문 소설은 실력을 한층 더 높여 주었다. 고2 때는 YMCA 일본 방문 사절단원을 선발하는 도 단위 영어시험에서 우수자로 뽑히기도 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시절 평화봉사단(Peace Corps) 단원이던 미국인 친구로부터 받았던 10권의 대학 교재는 독해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다. 군 시절에는 정보사령부 외신 부서에서 번역병으로 근무하면서 영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복무 중 기록한 TOEFL 639점은 당시까지 한국인 응시자로는 최고의 점수였다. 전 이사장은 “고3 때 영어로 잠꼬대를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훈련소에서도 가끔 영어로 잠꼬대를 하여 ‘유별난 사병’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 이사장이 인생의 진로를 결정지은 계기는 대학 4학년 때 ‘Legal Reasoning(법적인 사고)’이란 책을 접하고 나서다. 그는 그 책에 포함된 ‘논리성’에 흠뻑 빠져 반드시 로스쿨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후 우여곡절 끝에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거쳐 동 대학 로스쿨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통했고, 이미 MBA 과정을 거치면서 영어를 다진 그였지만 로스쿨 수업은 만만치 않았다. heretofore(지금까지), thereof(그것에 대해, 그것의) 등의 생소한 법률용어들과 악명 높은 ‘소크라테스식 수업’을 거쳐 법학박사(JD:Juris Doctor)를 취득했다. 그 뒤 뉴욕 맨해튼의 유명 로펌인 리드 & 프리스트에서 동양인으로서 최단기간에 파트너(이사)가 되기에 이르렀다.

 

전 이사장은 미국 로스쿨의 힘든 공부를 그나마 해낼 수 있었던 건 한국에서 닦은 영어 실력이 큰 힘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습 비결을 묻자 그는 “영어를 하루에 한 문장씩 통째로 암기해야 한다. 생각을 해서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이미 늦다. 언어는 무의식 중에 나와야 한다”라고 말한다.
 
/류용택기자
ry2000@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