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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사, 간결한 메시지…흡인력 강해

리첫 2009. 1. 23. 13:56

오바마 취임사, 간결한 메시지…흡인력 강해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1-23 11:28:00]
 

수식 줄이고 역사적 사실 들어 이해쉽도록
진취적 표현 사용…국민 단합ㆍ책임감 강조

 

버락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식의 백미는 취임사였고 명연설가로 유명한 오바마가 링컨과 케네디에 견줄 만한 취임사를 펼칠지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했다.

 

통상적으로 미 대통령 취임사는 인사말, 현실상황 진단, 임기 중 목표와 국내외 과제 설명 후 자유ㆍ평화ㆍ애국심을 호소하고 끝맺는 게 정석이다. 이때 헌법수호에 대한 의지, 인류역사에서 미국이 이룩한 성취도 언급한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사 역시 미국이 처해 있는 상황과 되살려야 할 건국 당시 이상들을 주요테마로 변화ㆍ희망ㆍ통합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사를 살펴봤다.

 

간결하고 흡인력 있는 취임사였다. 연설시간은 역대 미국 대통령보다 약간 짧은 18분30초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대통령의 취임사는 평균 20~25분이었다. 2398단어로 구성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는 형용사, 부사 등 수식어를 줄이고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해서 감정적인 임팩트 대신 진중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오바마 영어 연설문’(21세기북스)의 저자 이유진(33)씨는 “일관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잘 전달했다. 경제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고 희망의 담대함을 이야기하면서 변화와 책임감을 역설했다”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예로 들어서 청중에게 이해가 잘 되도록 했는데 이점은 일반 학습자들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인들은 영어토론이나 영어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설명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내용과 관련 있는 일화나 사건을 언급하거나 비유를 들어 설명하면 설득력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취임사에는 ‘우리(We)’‘우리의(Our)’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 당시 사용했던 슬로건인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의 연장선상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미국의 총체적 단합과 책임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Challenge, Our journey, Our responsibility 등 주체 대상을 주어로 명명하는 경우가 많았고 ‘미국을 다시 개조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the work of remaking America로 표현한 점은 눈에 띄었다.

‘영어로 읽는 오바마 명연설문’(길벗이지톡)의 저자 이지윤(30)씨는 “감정을 배제한 사실 중심의 연설이었다. 형용사, 부사 사용을 줄인 대신 action verb(능동적인 동사)를 사용해서 다이내믹한 강조효과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try보다는 challenge를 사용하면 더욱 능동적인 강조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동사로 취임사에서 face, proclaim, struggle, extend 등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사는 산문의 백미로 꼽히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명연설문은 학습교재로 곧잘 이용된다. 첫 문장만 보더라도 메시지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주제문을 잘 잡고 이를 쉬운 단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표현(Active expression)에 담아 간결한 문장으로 또박또박 발음한다면 누구나 멋진 영어연설, 영어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