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트레스 없는 영어놀이…실력 쑥쑥”

리첫 2009. 1. 28. 15:34

“스트레스 없는 영어놀이…실력 쑥쑥”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1-28 09:38:31]
 

■ 경기외고 부설 언어영재교육원 합격 박지후양

게임 등 놀이 위주로 자연스럽게 학습
우리말 먼저 익혀 영어 습득ㆍ이해 빨라
관심사 다룬 만화ㆍ소설 등 골고루 읽어

 

일반적으로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갖추려면 사용언어 환경에 일정기간 자연스럽게 노출돼야 한다. 강제적으로 하는 학습은 스트레스가 따르는 탓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영어만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리고 골치가 아파진다면 스트레스 동반 학습법 탓일 수 있다. 경기외고 부설 언어영재교육원 초등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박지후(12ㆍ부흥초등학교 5년ㆍ사진)양과 어머니 김미성(48)씨를 만나 스트레스 없는 학습법에 대해 들어봤다.

 

“It’s fun teaching stuff. It’s better than learning. After you learned all those stuffs, you can use them somewhere. It’s better to help people grow up.(가르치는 일은 즐겁다. 배우는 것보다 낫다. 모든 것을 배운 다음에는 어딘가에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더욱 좋다.)” 장래희망을 묻는 즉석질문에 거침없는 현지영어로 답하는 지후는 아이큐 141의 영어영재다운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6세부터 8세까지 2년간 체류하긴 했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고 대부분 유아기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지후의 실력은 국내에서 정리되고 다듬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처음에는 외국인과 만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원어민 교사에게 개인지도를 받았는데, 게임이나 놀이 위주로 접하게 했다. 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책을 읽게 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영어환경에서 맘껏 놀게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지후는 미국에 가기 전까지 거의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국내 조기영어 학습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말 터득 시기가 보통 아이들보다 빨랐던 덕분에 생후 48개월부터 혼자 우리말 책을 많이 읽었다. 정확한 우리말을 빠르게 익히고 미국에 가서 영어를 처음 접했더니 영어의 의미와 용례를 빠르고 정확하게 습득할 수 있었다.

 

책은 만화부터 잡지에 이르기까지 관심가는 것 위주로 맘껏 읽었다. 400쪽에 달하는 책을 하루에 읽을 수 있는 지후의 읽기능력은 선천적인 재능도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북부터 저널을 거쳐 해리포터, 프린세스 다이어리 같은 책을 읽는 지후는 소파에 누워 편한 자세로 읽기도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힘들게 사전을 찾기보다 책을 계속 읽으면서 문맥상 의미를 터득하거나 언니에게 물어본다. 단어를 공책에 쓰거나 하루에 수십개씩 무조건 외우진 않는다. 원어민 교사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겁다. 오늘 수업시간에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사를 놓고 단어를 배우고 좋은 표현을 익히기도 했다”고 말하는 지후는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국제중, 특목고, 외고가 인기를 끌면서 초등학생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루에 수십개, 수백개의 단어를 무조건 암기하는 묻지 마식 조기영어교육은 스트레스가 대단한 탓에 영재가 될 수 있는 아이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연령대에 맞게 영어를 재미있게 접하고, 즐겁게 영어와 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더욱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인 학습자 역시 영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영어와 놀아보는 즐거운 체험이 필요하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