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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섬, "명박도"

리첫 2009. 1. 31. 10:56

“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 촌철살인 글 화제

 경향닷컴 이성희기자 mong2@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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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한 블로거의 촌철살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블로거는 “최근에 그동안 신비에 싸여있던 한 섬이 드디어 베일을 벗으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를 섬에 비유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블로거는 이명박 정부의 측근 인사를 ‘고소영’‘강부자’라고 처음 명명한 장본인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명박도에 있는 식수, 어청수·한승수·강만수…”-

‘MP4/13’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특히 ‘명박도의 자연과 지리’처럼 백과사전 형식을 빗대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그동안 제기됐던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한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를 퍼나르며 붙인 이미지.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식수가 필요하게 마련인데, 명박도의 두 봉우리에서는 각각 마르지 않는 식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두 식수의 이름은 각각 ‘어청수’와 ‘한승수’인데, 주로 ‘어청수’가 인기가 좋고 ‘한승수’는 있는 지 없는 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청수’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어청수’가 나오는 발원지 주변에는 음식점과 술집도 눈에 뜨입니다. 여름에 워낙에 시원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폿집인 ‘물대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그의 날선 비틀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에 내정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명박도에는 물이 한가지 더 있다. 그 물의 이름은 ‘강만수’인데, 워낙에 수질이 나빠서 사람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 물이 마셔도 문제가 없다면서 끼고 살기도 한다”며 이 대통령의 그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비판했다.

또 ‘명박도의 농업’이라는 주제로 “명박도에는 ‘유인촌’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은 명마의 주산지로 유명해서 특산물인 ‘찍지마’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보통 말들은 ‘이랴’ 하고 외쳐야 뛰지만 이 ‘찍지마’는 ‘씨바’‘라고 외쳐야 성질이 뻗쳐서 뛰는 특이한 습성으로도 유명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의 욕설 파문을 비꼰 것이다.

-“미네르바, 인기있던 빙과 미움받아 판매금지”-

그는 ‘미네르바’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미네르바를 “명박도에서 한때 인기가 높았던 빙과”라고 소개하면서 “명박도 왕족의 미움을 받는 바람에 판매 금지되었다. 당시 판매 금지 이유로 든 것은 ‘정부가 미네르바 가격 인상을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실제로는 요청만 했지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는’ 조금 석연치 않은 내용이어서 많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풍자했다.

용산 철거민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도 “명박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최근 고고학자들에 의해 금속 도구를 사용하기 이전 돌을 이용한 도구를 만들어 쓰던 ‘김석기’시대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특히 명박도의 야트막한 산인 ‘용산’에서는 이 ‘김석기’시대의 여러 가지 도구들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대형 컨테이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로 ‘김석기’시대의 생활상을 연구하기 위해 고고학으로 유명한 대학인 ‘경찰특공대’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과 방송장악 음모 등을 겨눠 “명박도의 불교를 중흥시켰던 주역에 대한 전설이 최근 밝혀졌는데, 그는 스스로 ‘스님’이라는 존칭을 거부하고 ‘중’이라는 이름을 쓰기를 자청했던 고승 ‘최시중’이었다”며 “ 특히 음악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서 명박도의 고유한 음악 장르인 ‘방송장악’을 제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명박도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는 신비의 섬”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명박도에 대한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질 것이라 믿으면서,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연구를 바란다”고 의미심장하게 글을 매듭지었다.

이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대부분 “제대로 된 분석이다”“흥미로운 지리정보”라며 블로그나 각종 커뮤니티 등에 퍼나르고 있다.

‘백작’이라는 네티즌은 “2009년도 고고학, 역사학, 지리학계를 마구 뒤흔들어 놓을 획기적인 연구”라고 추켜세웠다. ‘컴속의 나’는 “새로운 섬의 발견에 경의를 표한다”며 “정말 흥미있는 곳이지만 결코 가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신 연구결과’라며 또 다른 풍자를 내놓는 네티즌들도 있다.

‘남자는말이다’는 “그 섬에 지네가 많은데 ‘속터지네’라고 한다. 물리면 약도 없다. 그 ‘속터지네’는 소통이라는 통에 담아야 잡을 수 있는데 그 섬엔 소통이 없다”며 “그섬 주민들은 ‘민주화’라는 불을 지피며 사는데 요즘 그 ‘민주화’가 꺼질듯 하면서 ‘독재’가 조금씩 휘날린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네티즌 ‘한놈만팬다’는 “명박도에는 명박도 자체를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버릴 정도의 엄청난 위력을 지닌 ‘탄핵’이라는 핵무기가 존재한다”고 쏘아붙였다.

<경향닷컴 이성희기자 mong2@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