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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饅頭)의 기원

리첫 2009. 2. 5. 17:21

노점상에서 세계 10대 레스토랑으로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딘타이펑
한겨레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샤런 샤오마이, 츠또우 송까오, 파이구 딴판, 딴딴미엔
우리가 정초에 즐겨 먹는 만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시작되어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오늘날 만두는 여러 가지 형태와 이름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까지 퍼져 있지만 중국이 가장 다양한 만두를 일상적으로 먹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그 본고장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이 만터우라고 부르는 만두(饅頭)는 ‘오랑캐의 머리’라는 뜻인 蠻頭(만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촉한의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노수라는 강을 건너는데 풍랑을 만나 앞으로 더 나아갈 수가 없게 되었다. 49개의 사람 머리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신하들의 진언을 받은 제갈량은 꾀를 내어 사람 머리 모양으로 빚은 만두로 제사를 대신 지내고 위기를 극복하였다고 한다. 이 蠻頭가 변해서 오늘날의 饅頭가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만터우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만두가 아니라 소가 들어 있지 않은 찐빵이다. 우리나라의 중국집에서 흔히 내놓는 꽃빵(花卷)이 그 변형이다. 만터우 외에도 중국 만두로는 우리의 일반적인 만두에 해당하는 자오쯔(餃子)와 왕만두라 할 수 있는 바오쯔(包子)가 대표적이다. 자오쯔가 명절 같은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라면 바오쯔는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다. 샤오룽바오(小籠包)는 바오쯔를 작게 빚은 것으로 딤섬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딘타이펑(鼎泰豊)은 이 샤오룽바오의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식당이다.

 

» 예종석의 맛있는 집
1958년 대만에서 노점상으로 시작한 딘타이펑은 이제 미국·일본·홍콩은 물론 중국 본토에까지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우리 속담에도 ‘소 먹자는 만두요, 떡 먹자는 송편’이라 했지만, 딘타이펑의 샤오룽바오는 소의 맛이 일품이다. 16g의 만두소를 5g의 얇은 피로, 18개의 주름을 일일이 손으로 잡아 만든 샤오룽바오에서 배어 나오는 육즙의 풍미가 <뉴욕 타임스>로 하여금 딘타이펑을 세계 10대 레스토랑 반열에 올려놓게 한 것이다. 샤오룽바오를 먹을 때는 육즙이 뜨거우므로 입을 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4년 전에 진출한 서울의 딘타이펑에서도 그 맛은 그대로 재현되며, 10개에 8500원 받는 샤오룽바오 외에도 다양한 만두 종류와 탕류, 면류 및 볶음밥을 맛볼 수 있다. 우리 만둣국 같은 ‘차이러우 훈툰탕’과 대만식 우육면 ‘훙샤오 뉴로미엔’이나 비빔면 ‘딴딴미엔’, 갈빗살 튀김을 얹은 계란볶음밥 ‘파이구 딴판’, 새우계란볶음밥 ‘샤런 딴판’ 등이 특히 추천할 만하며, 모든 음식에 시금치 볶음 요리인 보차이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디저트로는 단팥떡 ‘츠또우 송까오’가 제격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