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안가도 술술” |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2-06 10:18:50] |
■ 경시대회 휩쓰는 윤지희양 유아 때부터 디즈니 애니 등 즐겨봐
The villagers were very angry at Sir Fairweather. They shouted at him and threw tomatoes at him.(마을주민들은 페어웨더 경에게 무척 화가 났다. 그들은 그에게 소리를 질렀고 토마토를 던졌다.) 풍부한 상상력과 깔끔한 전개가 돋보이는 영어에세이의 시작 부분이다. 이 글을 쓴 윤지희(11ㆍ도곡초등학교 4년ㆍ사진 오른쪽)양은 국내에서 미국 교과서를 활용한 토론식 수업을 받으면서 각종 영어경시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실력을 쌓았다. 조기유학을 가지 않고도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지희와 어머니 이현주(37ㆍ사진 왼쪽)씨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3세 때부터 테이프를 틀어줬는데 대부분 흘려듣기였다.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어주고 아이는 디즈니채널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파닉스(발음 중심 어학 교수법)를 한 후 4세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냈다. 원주에서 서울로 이사 온 후 8세 때 귀국생들이 많이 다니는 YBM SISA International Academy 개포점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학원 선택과 관련해 강남의 이웃엄마들에게선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씨는 유명학원들을 직접 찾아가 스스로 정보를 모았다. 대부분의 어학원들은 미국 교과서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하루에 단어 50~100개를 암기시키고 문장을 외우게 하고 매일 테스트를 시행했다. 또 성적을 공개해서 어머니나 학생들끼리 경쟁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었다. E어학원에 다니던 지희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더니 6개월 후 영어를 지긋지긋해했다. 현재 어학원으로 옮긴 뒤에는 편하고 자율적인 미국 토론식 수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이 혼자 떼어놓기가 맘이 놓이지 않았다. 기러기 가족을 만드는 것도 선뜻 결정하기 힘들었다. 꾸준히 천천히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원어민처럼 말하게 될 것 같다”면서도 “영어를 더 편하게 느끼는 귀국생들이 현지문화표현을 원어민의 속도로 구사하는 것을 보면 책에서 배운 표현을 구사하는 아이의 영어가 아쉬울 때도 있다”고 이씨는 말했다.
영어를 즐거워하는 지희는 시간 날 때마다 영어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시청한다. 토론식 수업을 받기 위해서 미리 사전을 찾아 단어 및 표현을 준비하고 토픽을 생각한다. 외국문화를 이해하고 말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원어민 강사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영어를 배우기도 한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현지문화표현은 교과서 학습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국형 기숙사학원을 그대로 옮겨간 관리형 미국조기유학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어린나이에 문화 충격과 과중한 학습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영어 습득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미국식 수업의 핵심은 아이의 관심사를 찾아 스스로 즐겁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