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몰입 공교육 필요” |
[포커스신문사 | 류용택기자 2009-02-09 09:29:03] |
■ KOTRA 인베스트코리아 정동수 단장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던 시절, 사전 준비가 없이 부모님을 따라 미국 이민을 떠난 고2학년생. 그는 미국 최고의 명문고등학교, 하버드대학, 프린스턴대학 우드로윌슨 국제행정대학원, UCLA 법학대학원을 거쳐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 상무성에서 7년간 근무했다. 현재 KOTRA(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외국 자본의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한 글로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베스트코리아 정동수 단장(55ㆍ사진)을 만나 그의 학습비결을 들어봤다. 고교 때 이민 후 치열한 언어 싸움
이민 후 정 단장은 LA 소재 할리우드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 학과 공부를 위해 ESL 과정도 수강했다.
당시 Level 1부터 Level 4까지 총 4개 Level의 ESL 과정이 있었는데 각각 6개월씩이었다. 그는 어머니의 제안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부터 학교에 등록하기까지 약 2주 동안 일기 수준의 글을 썼다. 학교의 입학 담당자가 아무 글이나 좋으니 영어로 써보라고 했을 때 그 일기 글을 바탕으로 바로 글을 써냈더니 Level 3에 배정되었다. 6개월 과정의 Level 3을 마치고 성적이 좋자 Level 4를 생략하고 10학년 정규 과정에 입학했다.
미국 고등학교에 입학한 직후 어려움도 많았다. “처음에 선생님이 미국식 악센트로 ‘Tong-soo Chung’이라고 부를 때 내 이름을 부르는지 몰랐다. 기하(Geometry) 시간에는 칠판에다 문제를 풀고 난 후 왜 그렇게 문제를 풀었는지와 급우들의 질문에 영어로 답변하는 것도 엄청난 고통이었다. 화학 과목은 화학 공부가 아니라 영어 공부나 마찬가지였다. 첫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30개가 나왔으니 내용은 고사하고 교과서 여백에 단어를 빼곡히 찾아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10학년을 우수하게 마친 정 단장에게 학교 측은 뒤늦게 한국 고등학교에서 1년 동안 공부한 것을 인정해주며 12학년으로 월반을 제안했다. 이렇게 하여 고등학교를 2년 만에 마쳤지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정작 본인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학교 측의 권유로 LA에 거주하는 빈곤층과 유색인종의 우수한 학생들을 후원하는 자선사업가를 만났다. 그 자선사업가의 조언대로 대학 지원을 미루고 미국 최고의 명문 사립고로 손꼽히는 필립스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좋은 환경 속에서 1년 동안 기숙 생활을 하면서 24시간 영어몰입 환경 속에 빠지자 정 단장의 영어 실력은 급속도로 향상되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미국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하버드대학 졸업 후, 프린스턴대학 국제행정대학원 국제행정학 석사, UCLA 법학대학원 법학박사를 마쳤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1994년 미 상무성에 입성하여 2001년 국제무역청 부차관보로 근무했다. 2002년 귀국한 후 주요 법무법인을 거쳐 현재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을 맡고 있다.
정 단장 스스로도 “프린스턴대학 석사과정에서야 비로소 영어가 자유로웠다”고 하면서 “영어는 몰입이 가장 좋다. 그런 맥락에서 하루빨리 영어 공용화가 되고 고등학교 정도의 공교육을 마치면 누구나 영어로 기본 의사소통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영어는 필수이며 무역의존도가 70%가 넘는 한국의 경우 세계 무대로의 진출과 영어 구사력이 더욱 요구되며 더 나아가 중국어ㆍ일본어 등의 제2, 3 외국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