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어 정확한 소통이 중요 |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2-24 10:00:07] |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를 감각으로 수용
어릴 때 자연스런 영어환경에 노출된 아이는 큰 어려움 없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된 뒤 인위적인 교육환경에서 영어를 배우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한다. 왜 그럴까. 나이가 언어습득에 미치는 영향과 성인기 영어학습의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인지과학과 채희락 교수(50)는 “제2 외국어를 쉽게 배우려면 사춘기(Puberty) 이전, 즉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를 넘지 말아야 한다. 결정적 시기란 언어를 좀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때로, 그 시기가 지나면 언어습득이 점차 어려워지는 생물학적 시간을 말한다. 인간은 두뇌의 좌반구에서 언어기능을 통제하는데 뇌 자체가 어릴 때엔 유연하다. 따라서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노출이 이루어질 경우 언어습득에 훨씬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원장(57ㆍ파고다출강사업본부)은 “교포강사를 뽑을 때는 몇 살 때 이민을 갔는지 질문한다. 사춘기 이전에 이민을 간 강사와 고등학교 이후에 간 강사 사이에는 발음과 유창성에서 차이가 난다. 어릴 때 해외에 나가면 영어를 감각으로 받아들이지만 성인기에는 암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암기력은 떨어지므로 영어학습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인기에 영어를 접할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무엘 위긴튼 강사(30ㆍWSI 내셔널프로그램 매니저)는 “성인기에는 무조건 영어에 노출되기보다 구조화된 입력과 체계적인 출력 과정을 거쳐야 효과적이다. 일단 일정분량의 멀티미디어 영어자료를 듣고 반복해서 말해본다. 다음에는 원어민 강사나 친구들과 함께 역할극을 해본다”고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영자(33)씨는 “3년간 영어를 꾸준히 했다. 1년 정도 지나자 영어에 대한 감이 생겼고 2년째부터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은 외국인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다. 특별히 시간을 내기보다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지하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영어책을 읽었다”고 했다.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김진철(33)씨는 “사내 MBA 과정에 지원하기 위해서 토플 스피킹 공부를 6개월간 했다. 발음이 어렵고 문장 만들기도 힘들었다. 1년 이상 공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발음의 경우는 사춘기 이전이 훨씬 유리하지만 단어와 문법은 지적 능력이 요구되므로 사춘기 이전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다. 성인은 풍부한 배경 지식과 연관지어 단어를 암기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문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Puberty(사춘기)를 외우려면 개념파악이 어려울 수 있지만 성인은 쉽게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성인들은 필요한 순서대로 하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부서 소속으로 미국출장을 가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목적을 정한 후에 가상 상황을 만든다. 그 상황 아래 대화를 연습하면 꼭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므로 집중력이 높아진다.
글로벌 경영환경에서는 발음이나 말의 속도보다 또렷한 발음, 정확한 의사소통능력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성인들이 영어를 배울 경우엔 취업, 승진, 출장, 화상회의, 바이어 미팅 등 확실한 목적을 파악하고 필요한 내용부터 하되 꾸준히 하는 것이 영어정복의 첩경이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