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글로벌 시대, 언어ㆍ문화는 ‘한몸’

리첫 2009. 3. 10. 18:34

글로벌 시대, 언어ㆍ문화는 ‘한몸’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3-10 10:32:12]
 

국가간 어휘ㆍ개념 차이로 곤란 겪기도
비언어인 몸짓도 문화 따라 의미 달라
언어에 문화의 다양성 접목시켜 소통

 

어느새 주한 외국인 수가 100만명에 달하고 있다.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진입 중인 국내에서 다양한 인종, 국적의 외국인과 만나는 일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교육계에서도 제7차 개정교육과정 중ㆍ고등학교 교과서에 다문화가 강조되는 등 다문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어와 문화는 떼놓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을 통해 다문화 커뮤니케이션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사진제공/ 월스트리트 인스티튜트
한국외대 사학과 노명환 교수(54)는 “유럽통합의 경우 서로 다른 민족문화 혹은 국가문화를 조화시켜 유럽공동의 문화를 창출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회원국가들 사이에 원만한 이문화 의사소통(Inter-cultual communication 혹은 Cross-cultural communication)을 위한 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들도 단일시장이 형성된 후 유럽 차원에서 M&A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합작회사 설립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이문화 의사소통 훈련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이질문화 연구자들은 문화차이를 해석하기 위해 종교교리와 가치관, 언어를 포함한 문화권의 전통, 지리 및 토양과 기후 그리고 전통적 교육체계 등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영어를 국제 비즈니스 언어로 사용할 경우에도 각 국가 간의 어휘 및 개념 차이로 인해 문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국적 회사인 J사는 독일 S사와 프랑스의 P사가 1999년 12월 원자력발전소 부문을 합병할 때 컨설팅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ㆍ독일 두 회사 측은 영어로 회의를 진행했지만 단어마다 의미를 서로 다르게 해석해 문제가 발생했다. 재난ㆍ재앙을 뜻하는 ‘Catastrophe’를 프랑스인은 사소한 문제라고 여기는 반면 독일인은 심각한 상황으로 해석했다. J사는 이처럼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단어만도 1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프랑스인은 주제없이 자유분방하게 회의를 하는 반면 독일인은 특정한 내용을 선정해 확실한 결론을 내려고 했다.

 

비교문화학을 전공한 이노미 박사(성균관대강사)는 “비언어적 메시지로 이루어지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도 알아둬야 한다. 언어뿐 아니라 손짓, 몸짓도 문화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승리’를 나타내는 V자를 보이더라도 상대방에게 손등을 보이면 문화권에 따라 외설적인 모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손짓, 몸짓은 잘 이해하면 호감, 동질감을 나타내지만 잘못 이해하면 비난을 들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들어 ‘좋아’ 또는‘돈’을 나타내는 손짓이 중동에서는 여성에 대한 심한 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VIP 관광 여행사 코스모진을 운영하는 정명진 사장(39)은 “한국을 찾는 미국, 유럽인들은 대부분 개방적이다. 한국음식,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려고 하는 반면, 아랍권 관광객들은 자기색깔이 분명하기 때문에 종교ㆍ음식 부문에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를 선도하는 세계인의 자질을 갖추려면 기초 영어회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다인종ㆍ다국적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문화적 다양성과 시대 변화를 언어에 접목시킬 수 있는 다문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