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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들 ‘메신저 스터디’ 뜬다

리첫 2009. 4. 1. 12:45

공무원 수험생들 ‘메신저 스터디’ 뜬다
정보교류·출석체크·문제풀이 ‘안성맞춤’
비서울 지역 준비생 시간·돈 절약 인기
한겨레

경기 안산시에서 2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라아무개(26)씨는 매일 아침 7시 온라인 메신저에 접속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스터디 모임 회원들과 아침 인사를 나눈다. 라씨는 “공부를 시작한 시각이 곧바로 파악되기 때문에 게으름을 피우기 어렵다”고 한다.

 

오전 7시50분. 아침을 먹고 메신저로 다시 만난 회원들은 영어·국어(한자)·행정법 등 수험과목 문제풀이에 들어간다. 10분 안에 20문제를 푸는 방식인데, 각자의 점수가 곧바로 나온다. 스스로를 추스르는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 불황과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메신저 스터디’가 수험생들 사이에 유행이다. ‘출석 체크’에 문제풀이, 수험 정보 교류에 안성마춤이다. 특히 방값과 식비를 합쳐 매달 100만원이 넘는 서울 체류비를 감당할 수 없는 비서울 소재 취업 준비생한테 인기가 높다.

 

9급 시험을 준비중인 김아무개(25)씨는 “지방에서도 동영상 강의 등으로 시험 준비를 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스터디 모임이 없어 큰 문제였다”며 “메신저 스터디는 지방 취업 준비생들한테 제격”이라고 말했다. 7급 준비생 강아무개(36·경기 안산)씨도 “오프라인에서 모이려면 서울의 노량진이나 신림동까지 가야 하는데, 메신저를 이용하면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스터디 회원들 사이에 ‘인간적 교류’를 나눌 수 없다는 건 메신저 스터디의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다. 9급 시험 준비생 장아무개(30)씨는 “오프라인 모임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온라인은 정반대”라며 아쉬워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