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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터디’ 뜨겁다

리첫 2009. 6. 4. 15:30

‘런치터디’ 뜨겁다
[포커스신문사 | 이윤경기자 2009-06-04 09:14:29]
 
점심 자투리시간에 자기계발

지난해 진행된 세종문화회관 클래식강의 ‘공감’. /사진제공 세종문화회관

삼삼오오 모여 온라인 강의 수강
공연장ㆍ갤러리 찾아 문화강좌도
배우는 기쁨‘직장생활의 활력소’

 

낮 12시. 직장인 주희영(27)씨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그가 도착한 곳은 구내식당이 아닌 쿠킹 클래스. 요즘 주씨는 점심시간을 쪼개 평소에 관심 있던 컵케이크 강좌를 듣고 있다. 짬을 내 취미생활도 즐기고 직접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 그는 “점심시간을 의미 있게 보냈다는 뿌듯함이 오후 시간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쫓기듯 밥을 먹고 북적이는 커피숍 한편에서 수다를 떨며 커피를 마시던 직장인들의 런치타임 풍경이 바뀌고 있다. 불경기 속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점심시간을 적극 활용, 소양을 쌓는 ‘런치터디(Lunch+Study)’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1시간 남짓한 황금시간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라인 강의를 듣는가 하면 공연장, 갤러리 등을 찾아 문화강좌를 즐기기도 한다. 업계에서도 분야별로 런치터디족을 위한 특별 클래스를 속속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 e-러닝업체 ‘휴넷’은 30분 만에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상상마루

(sangsang.hunet.co.kr)’서비스를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재무제표 읽는 법’ ‘기획서 잘 쓰는 법’ ‘파워 스피치 스킬’ ‘영어 이메일 쓰기’ 등 실무 영역별로 1300여개의 콘텐츠를 구비해 직장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서비스의 이용자 수는 1만명. 작년 초 론칭해 불과 1년 만에 800%가 증가했다. 김장용 팀장은 “점심시간이나 출퇴근 전후를 활용해 수강하는 직장인이 대다수”라며 “이동 시간을 줄이고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은 6월 말까지 오전 11시5분부터 오후 1시 사이 ‘샌드위치와 함께하는 정오의 강좌’를 운영한다. 화요일엔 ‘정준호의 정오의 클래식’, 수요일엔 ‘노성두의 미술산책’, 금요일엔 ‘남궁연의 재즈클럽’으로 구성된다. 4개월 강습료가 22만~25만원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알찬 프로그램으로 강의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갤러리는 매주 두 번째 금요일 광화문 인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런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12일에는 개인전 ‘서울의 밤’을 열고 있는 이채영 작가가 직접 프로그램에 참가해 작품해설에 나선다. 이들 참가자에게는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도 제공한다.  

   

리빙 관련 강좌는 와인 및 쿠킹클래스를 주목하면 된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라퀴진’은 매주 금요일 낮 12시에 ‘직장인 요리강좌’를 연다. 1시간의 실습시간 동안 미리 세팅된 시연테이블에서 강사를 따라 요리를 만들고 시식까지 할 수 있다. 까사스쿨 역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쿠킹, 플라워 강좌를 열어 직장여성들을 유혹한다. 와인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와인나라’에서 선을 보인 ‘와인&런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매주 화, 목요일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강남역에 위치한 와인나라아카데미에서 진행되며,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법, 와인 라벨 읽기 등 실용적인 지식을 알려준다. 와인나라 김지예 대리는 “가장 흐지부지 흘려보내기 쉬운 시간이면서 직장인들이 강의를 듣기에도 부담이 없는 때가 바로 점심시간”이라며 “자투리시간까지 활용하려는 요즘 직장인들의 니즈와 업체의 실용적인 점심강의들이 잘 맞아떨어져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경기자 daramji@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