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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제화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

리첫 2009. 6. 26. 12:46

“다양한 국제화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6-26 11:14:30]
 
■ 이화여대 국제학부장 이석원 교수

올해 국내 외고를 졸업한 김가영(20ㆍ가명)씨는 해외 명문대에 합격했는데 국내 K대학 국제학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연간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해외 명문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부담스럽다는 게 현실적인 이유였지만 국내 명문대학 국제학부도 해외유학 못지않은 학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2001년 3월에 영어 전용학부 과정를 설립한 이화여대 국제학부장 이석원 교수(43ㆍ사진)를 만나 국제학부의 특성에 대해 알아봤다.

 

2001년 영어전용학부 설립…모든 강의 영어로
통합ㆍ분석적 사고 위해 폭넓은 학문 탐구 추구
국제기구 주최 행사 등 직접 참여 교류 넓혀야

 

“국제학부에서는 다양성과 깊이 있는 학문탐구를 동시에 추구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모든 강의를 영어로 제공하고, 학생들을 한 분야만 아는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글로벌 인재로 양성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학부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세계 대학교육의 추세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재무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전문가가 되려면 금융뿐 아니라 법, 경제, 정치 등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 분야만 알아서는 통합적, 분석적 사고를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한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일단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히 가지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춰서 세계화 시대에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학과 공부 외에도 국제기구, 국제조직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직접 참여해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을 만나보면 좋다. 국제 교류의 장에 직접 가보면 다양한 언어, 문화, 사고방식을 접하면서 몸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현상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이대 국제학부의 경우, 서류전형(60%)과 영어면접(40%)으로 선발한다. 서류전형에서는 객관적으로 영어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TOEFL, TOEIC, TEPS 등 공인영어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영어면접은 금융위기, 북한 핵 문제같이 미리 예측해서 준비가 가능한 이슈보다는 현장에서 학생의 식견과 통찰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질문을 주로 제시한다고. 예를 들어, 2007년에는 중국의 남아선호사상, 지난해에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영어면접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의견을 논리적으로 발표해보는 토론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재학생의 80% 이상이 수년간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덕분에 영어로 이루어지는 학업을 수행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졸업생들은 하버드 로스쿨, 런던 정경대학 같은 해외 명문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지멘스, 맥킨지, 메릴린치, 블룸버그 등 금융ㆍ컨설팅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작년 가을학기 미국 뉴욕주립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정은지(23ㆍ이화여대 국제학부 3년)씨는 현지 대학수업과 국내에서 받던 수업이 별반 다를 바 없었던 덕분에 쉽게 현지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 명문대학 캠퍼스가 국내에 진출하는 무한교육경쟁시대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다양한 국제화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국내 대학 국제학부들의 도전은 지켜볼 만하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