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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말하기, 능숙해야 진짜 ‘고수’

리첫 2009. 6. 29. 14:52

영어 말하기, 능숙해야 진짜 ‘고수’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6-29 10:55:18]
 
■ ACTFL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  엘비라 스웬더 박사

이철호(24ㆍ대학생)씨는 영어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회화교재를 사서 문장을 외우고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따라 말해본다. 그런데 영어말하기를 잘한다는 기준은 뭘까. 말을 유창하게 빨리 할 수 있다거나 발음이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이면 세계화 시대에 통할 수 있는 영어말하기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지난 26일 서울 양재 EL 타워에서 개최한 ACTFL(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 Languagesㆍ미국외국어교육협의회) 한국위원회 포럼(크레듀 후원)에 참석한 엘비라 스웬더 박사(ACTFL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ㆍ사진)를 만나 영어말하기의 평가기준 능숙도(Proficiency)에 대해 들어봤다.

 

총체적 말하기 평가 기준은 ‘능숙도’
정확성뿐 아니라 효과적 전달력 필요
다양한 과업 도전하면서 수준 높여야

 

“영어말하기에서 정확성(accuracy)과 유창성(fluency)은 중요한 평가요소이긴 하지만 총체적인 평가기준은 능숙도(proficiency)로 봐야 한다. 능숙도란 학습자가 즉흥적이고 연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있는 정보로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단순한 문법과 정확성 이상의 개념을 포함한다.

ACTFL 능숙도 지침에 따르면 10개 단계로 능숙도 수준을 구분하고 있고 각 단계에 따라 학습자가 달성할 수 있는 과업과 할 수 없는 과업을 정했다”고 엘비라 스웬터 박사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초급(Novice)수준의 경우 학습자가 몇 개의 분리된 단어들과 학습을 통한 특정한 몇 개의 제한된 문구를 외워서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고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가능하다.

 

상급(Advanced)수준의 학습자라면 문단 길이의 대화를 모든 시제, 표현을 사용해 묘사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고 최상급(Superior)수준에 이르면 구체적이고 추상적인 관점,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다양한 대화 상황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확성과 유창성을 보유하게 된다.

 

과거 교실의 외국어 수업에서 강조한 것은 정확성, 형태, 문법이었다. 교실에서 학생들은 반복, 원어민 화자의 언어모방, 반복적인 패턴 연습에 그칠 때가 많았고, 교사는 질문을 하고 학생들은 짧은 대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말하기 평가 역시 반복되고 암기된 대답, 특정 교과서나 교육과정의 내용을 다루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과업 위주의 능숙도를 평가기준으로 삼게 되면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정확성과 유창성뿐 아니라 내용을 잘 조직화하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 등도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능숙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내용 및 주제의 범위를 나→일상생활→공동체→추상적인 주제로 확장시켜나가면 효과적이다. 또한 다양한 과업에 도전하면서 능숙도가 높은 영어말하기 실력을 쌓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질문을 하거나 스토리텔링, 주장을 하고 부연 설명하기 등 새로운 과업을 정하고 시도해보면서 능숙도를 높여갈 수 있게 된다.

 

영어말하기를 할 때 처음부터 정확하고 유창하게 말할 수는 없다. 수준에 맞는 말하기 과업을 정하고 자전거를 처음 탈 때처럼 실수하면서 차근차근 능숙도를 높여나가다 보면 최상급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최상급의 수준에 이르면 주제를 확장해서 토론하고 의견이나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