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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읽고 듣고 말하며 몸으로 익숙해져야

리첫 2009. 7. 3. 11:50

영어, 읽고 듣고 말하며 몸으로 익숙해져야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7-03 09:57:15]
 

■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이 병 민  교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도입키로 한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TEEㆍTeaching English in English) 인증제’가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TEE 인증제’란 영어교사들의 영어활용 수업능력을 평가해 단계별로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로서 교사의 영어수업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사실상 ‘교사실력인증제’로 불린다.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이병민 교수(사진)를 만나 영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능력(TETEㆍTeaching English through English)과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해 알아봤다.

 

교사가 영어로 수업할 땐 학생 참여 유도해야
인위적 학습 대신 의미있는 대화 활용이 중요

 

“예전에는 교사가 문법과 독해를 가르치는 데 치중했던 탓에 수업시간에 영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세계화 시대에 들어 말하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실영어환경에 변화를 주자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그 중 정책의 한 방안으로 교사가 영어수업을 영어로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 나왔다. 그런데 교사가 영어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사실보다는 어떻게 학생들이 영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의 경우, 교사의 유창한 영어구사력보다는 학생이 영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영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교육학적 방법론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현재 영어교육계의 트렌드인 과제기반 교수법과 의사소통중심 교수법은 언어를 배우는 초기 단계부터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과제 자체가 지나치게 인위적이 되면 안된다.

 

예를 들어, 학생 A와 B가 서로 아는 사이인데도 “지금부터 서로 인사하고 이름을 서로 물어봐라” 같은 과제는 의미있는 활동이 되기 힘들다. 인위적인 언어학습을 지양하고 완전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학생이 알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의사 표현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면 머릿속에 한국말부터 떠오르는 경우 초보자(Novice)다. 초보자의 특징은 대부분 토막 영어를 외워서 말한다는 것인데 아직 두뇌 언어처리과정에서 영어 자동화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인간의 기본 언어능력은 외워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중 어학원 수업에서 주로 제공하는 패턴 연습, 기계적으로 듣고 따라하는 연습도 실질적인 영어구사능력 향상에는 효과가 적다고 한다.

 

“언어능력이란 운동능력과 비슷하다. 수영, 자전거, 운전처럼 몸으로 익숙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일단 몸으로 얻어지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므로 관심분야의 자료를 활용해서 많이 읽고 듣고 보고 말해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그러다 보면 영어로 생각해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세계화 시대에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교실영어수업 시간에도 말하기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교사가 영어로 영어수업을 잘하려면 일단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겠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방법론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시킬 수 있는 교사가 진짜 실력을 갖춘 교사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