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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 대신 토론식수업 하면 스스로 깨쳐”

리첫 2009. 7. 22. 14:02

“암기 대신 토론식수업 하면 스스로 깨쳐”
[포커스신문사 | 이솔 주니어 인턴 기자 2009-07-22 13:15:25]
 
■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교사 폴 랭포드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ips Exeter Academy)는 미국 뉴햄프셔주에 위치한 세계적인 명문 사립 보딩스쿨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30년에 에드워드 하크니스에 의해 시작된 하크니스 테이블 방식(Harkness Table Methodㆍ토론식 수업방식) 수업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전통적 강의 중심에서 토론 중심 수업을 제공하는 학교로 변모시켰다.

 

현재, 엑시터 아카데미는 모든 수업에 하크니스 방식의 토론식 수업을 제공해서 미국 최고의 보딩 스쿨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하크니스 토론식 수업, 구체적인 진행 방식과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라틴어를 가르치는 폴 랭포드 교사(사진)를 만나봤다.

 

토론중심 수업 펼치는‘하크니스’방식 주목
철저한 준비 필수…학생 의지약하면 힘들어
美 명문 사립 보딩스쿨ㆍ국내 특목고서 활용

 

랭포드 교사는 연세대 어학당 강의실에서 몇 명의 대학생과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신분이 된 이유를 묻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 한국, 재미교포 학생들이 많아져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에서부터 1년 동안 한국어를 독학했고 한국 역사를 공부 한 후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직접 방한해 한국의 언어, 문화, 역사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가 한국에 대한 지식을 얻는 방식은 하크니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랭포드 교사는 필립스 엑시터 학생들은 동기부여가 잘되어 있는 독립적인 학습자라고 설명한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는 학생들이 지적으로 성장할 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크니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치열한 아카데믹 수업은 학생 개개인의 발전에 초석이 되는데 제대로 진행하려면 교사와 학생 모두 대단한 인내를 가져야 하기도 한다.

 

하크니스 방식의 수업은 학생이 해당 수업을 배울 의지가 약하면 효과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모든 학생이 매일 수업시간에 진행되는 토론에 참여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 명의 학생이 맡은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전체 수업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업의 책임이 교사에게만 지워지지 않는다. 교사의 임무는 수업의 방향을 잡아주고 정확한 자료를 가르치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과정은 모든 학생이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내용을 다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가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징은 학생들 간에 이루어지는 지적 탐구의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수업시간에 각 학생들은 교사와 동일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하크니스 방식의 토론에서 학생들은 교과목의 본질을 분석하는 어려운 질문을 서로 던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학시간에 학생들은 공식을 암기하는 대신 서로 질문을 통해서 해당 공식이 사용되는 이유와 방식을 스스로 터득해 나간다. 수업 내용을 스스로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학생들은 진리에 접근해가는 학문의 즐거움을 만끽한다”고 랭포드 교사는 강조했다.

 

필립스 엑시터에서 시작된 토론식 수업은 현재 다른 미국 사립 보딩스쿨에서 일반화되었고 국내 특목고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토론수업의 성공은 외부적 환경보다는 동기부여가 잘되어 있는 학생들과 해당 교과의 정수를 꿰뚫고 있는 탁월한 교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이솔 주니어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