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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생, 성적 높지만 차별화된 개성 부족”

리첫 2009. 8. 21. 07:30

“한국학생, 성적 높지만 차별화된 개성 부족”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8-20 11:25:49]
 
■ 한국외대부속외고 김묘중 국제진로부장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입학사정관 제도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국내 대학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 원조 격인 미국대학의 입학사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인재선발기준과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국내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지난 7월부터 한달간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탐방, 입학사정관들을 만나고 돌아온 한국외대부속외고 국제진로부장 김묘중 교사(45ㆍ사진)를 만나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원하는 글로벌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美 아이비리그 입학사정관제도 탐방
우수한 성적ㆍ리더십ㆍ인성 갖춰야 선호
자화상 드러난 감동 에세이 높은 점수

 

“아이비리그 대학은 인재 선발기준이 엄격하다. 흔히 고등학교 쿼터제로 학생을 뽑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고 단순히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김 교사는 말문을 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우수한 학업 성적은 물론 리더십에 인성까지 골고루 갖춘 다재다능한 학생이라고 한다.

 

미국 입학사정관들의 한국학생들에 대한 의견을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사정관들이 학업성적은 우수한 반면 차별화된 개성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국내 외고 학생들 중에는 GPA, SAT, AP, TOEFL 성적이 미국 학생들보다 훨씬 나은 경우가 많다. 한국외대부속외고의 경우 2학년 학생들 중에서 SAT가 2300점 이상인 학생들이 30명이나 된다고 한다. 반면 프로젝트를 동료와 협력해서 수행하는 능력과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의성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험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미국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미국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김 교사는 외대부속외고 출신으로 올해 하버드 대학에 합격한 김푸른샘(19)양을 예로 들면서 “푸른샘의 경우 서울대, 하버드, 예일, 다트머스, 버클리, 영국 옥스퍼드 대학 등에 모두 입학 허락을 받았다. 전 세계 대학이 모두 원하는 글로벌 인재상에 가까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업 성적도 SAT 만점, GPA 만점, AP 8과목 등으로 완벽했지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실천해 온 인권보호 활동이 큰 효과를 봤다”라고 설명했다.

 

푸른샘양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인권단체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장애우를 위한 휠체어 리프트가 갖춰져 있지 않은 시설을 구청에 보고해서 개선하기도 했고, 집안이 어려운 후배들에게는 공부방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푸르덴셜 봉사상 대상, 각종 인권단체상 등을 받았다. 공부만 잘했다면 그 정도 실적을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공부뿐 아니라 재능이나 소양 면에서 인정을 받아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에세이도 더욱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에세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분야에 열정과 재능을 가졌는지 분명하게 사정관에게 전달해야 한다.

 

차별화된 에세이를 쓰는 방법은 무엇보다 소재를 잘 선택해야 한다. 가족, 친구, 집안 문제, 봉사 활동 등 학생의 일상에서 절실하게 와닿는 문제나 가슴 찡한 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에세이에 대해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자화상이 잘 드러난 감동적인 에세이를 원한다. 순박하고 서툴러도 정직하게 성격이 나타나는 글이 좋은 것이다”라고 김 교사는 덧붙였다.

 

국내 입학사정관 제도의 미래를 보려면 미국 대학의 입학사정 제도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국내 학생들도 시험 점수에만 집착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남과 다른 개성, 재능을 꾸준히 쌓아나가고 봉사하는 리더십을 길러야 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