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小國 핀란드, 영어실력이 국가 경쟁력 바탕 |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9-01 13:14:42] |
■ 페카 부오리스토 주한 핀란드대사
세계적인 휴대폰 생산업체 노키아를 보유한 핀란드는 인구 524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지만 국제경쟁력 및 교육경쟁력 부문에서 최근 몇년간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비경쟁 평등교육을 지향하는데도 훌륭한 학생들을 배출하고 공식언어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인데도 전 인구의 70% 이상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페카 부오리스토 주한 핀란드대사(Pekka Wuoristoㆍ사진)를 만나 국제경쟁력의 비결 및 효과적인 영어학습법을 들어봤다.
인구 70% 이상이 유창하게 영어 구사
“핀란드의 힘은 교육에 투자하는 오랜 전통과 안정적인 사회구조, 노사관계가 복합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서 나온다.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핀란드인들은 열심히 일하고 모든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부오리스토 대사는 말문을 열었다.
새로운 시대 요구에 대응하는 도전이 성공한 사례인 노키아는 핀란드 산업 역사에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1960년대엔 종이, 펄프 사업에 주력했고 고무제품, 자동차 타이어를 생산했던 노키아는 80년대에 륭사의 강점을 분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고심한 끝에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를 전략산업으로 결정한다. 당시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기업조차 없던 시절에 글로벌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모바일 테크놀로지 분야를 선택,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 90년대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기에 이른다.
핀란드어는 우랄 알타이 어족에 속해서 영어와 어순도 다르고 전치사도 없는데, 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뭘까.
“세계 어디를 가도 외국인들이 핀란드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필요성과 동기부여가 잘되어 있는 덕분이다. 자국어가 외국에서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 외국어 학습에 대한 필요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했다.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관련 시설들이 학교마다 잘 갖춰져 있다. 외화 방송의 경우 더빙 대신 자막처리해서 학습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부오리스토 대사는 설명했다.
몰입식 영어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훌륭한 교사들이 공교육 기관에서 주로 근무한다. 교사는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직업이며 초등학교, 중ㆍ고등학교 교사들 경우 해당 과목 석사학위자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수학, 과학 과목을 관련학과 석사학위를 가진 교사가 가르치는 식이다.
사립학교가 많지 않고 공립학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이유는 정치적 결단으로 공교육에 부단한 투자가 이루어진 덕분이다. 전 국민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능력이 있는 학생은 가족배경에 상관없이 맘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제공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글로벌 리더의 조건에 대해 묻자 “세계는 점점 하나의 마을이 되어간다. 이는 도전이자 기회다. 성공적인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세계를 알아야 한다.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역사, 지리책도 읽고 사람들의 정신자세, 행동, 기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좋은 교육, 심도 깊은 연구, 인품, 융통성, 배움에 대한 열정 등을 지닌다면 훌륭한 리더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오리스토 대사는 강조했다.
핀란드어는 한국어와 같은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핀란드 공교육 기관에서는 자국민 교사가 영어몰입교육을 제공해서 영어로 세계무대에서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는 글로벌 리더들을 배출해 내고 있다. 한국도 영어사용 환경이 영어권 나라와 다르다고 푸념만 하기보다는 핀란드의 성공을 교육모델로 삼아 바람직한 한국식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동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