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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영어교육이 명품학교 만들었죠”

리첫 2009. 9. 10. 12:05

“수준별 영어교육이 명품학교 만들었죠”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09-09 13:42:23]
 

 

■ 경기 군포시 둔대초등학교 박성재 교장

 

지난 3월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둔대초등학교에 부임한 박성재 교장(59ㆍ사진)은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다.

 

1970년에 개교한 학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500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올 3월 700m가량 떨어진 곳에 새로운 초등학교가 들어서면서 학생들이 대거 전학을 가는 바람에 전교생이 90여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학생 수가 60명 이하로 내려가면 폐교 검토 대상이 되는 위기 속에서 찾아낸 돌파구는 특화된 영어교육이었다.

 

교문 앞에서부터 영어로 인사를 나누며 시작하는 수준별 영어교육 덕분에 학생 수는 안정됐고 학부모들의 신뢰도 탄탄해졌으며 주위에서 미니 명품학교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는 박 교장의 영어교육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교생 90명으로 줄자 폐교위기 부닥쳐
교문서 아이들과 “How are you?”인사
원어민 교사 활용…무료 영어교실 운영
문화적 호기심 자극해 공부흥미 갖도록

 

“작년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교장 연수를 다녀왔다. 그때 영어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어를 학습대상으로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외국 문화를 접하게 해서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해당 문화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박 교장은 말문을 열었다.

 

부임하자마자 박 교장은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면서 영어로 인사를 던졌다. “How are you today? Did you have breakfast?” 학생들은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곧 적응을 하게 되었다. “I’m so-so. Because my mother was angry.” 이런 대답을 하면서 등굣길에서부터 영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학생 수가 90여명밖에 안되는 덕분에 원어민 교사 2명이 학생 1명당 일주일에 6시간씩 수준별 영어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교육 제로 학교’로 지정됐고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교원능력 개발평가 선도학교로 뽑히기도 했다.

 

“포커스신문의 영어면이 많은 도움이 됐다. 매일 아침 포커스신문을 보면서 영어 에세이를 해석해 보고 점심 때는 직원들과 기획기사에 실린 영어교육 이론, 다양한 문화 등을 공유한다. 에세이에 나오는 감동적인 내용은 학생들에게 들려준다. 영어의 다양한 면을 다루는 덕분에 교사 연수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박 교장은 말했다.

 

구체적으로 수준별 영어교육은 어떻게 할까. 교문에서 영어로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온 학생들은 영어 방송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원어민 보조교사를 활용해서 영어퀴즈대회를 실시하고, 정규 영어수업은 담임교사와 원어민 보조교사가 함께 운영한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준별 무료 영어교실을 매일 운영하고 현장 체험 학습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로 전체 학년이 다녀오기도 했다.

 

“영어는 적성보다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학생들이 관심만 가진다면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생기면 몰입하게 되는 법이다. 학생들에게 언어 자체를 강조하기 전에 문화를 접하게 하여 관심을 갖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싶어한다”고 교장 선생님은 덧붙였다.

 

국내 교육환경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학생 수가 줄어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를 소수정예 영어교육 명품학교로 바꾸는 기회로 활용한 박 교장의 창의적 영어교육은 참고할 만하다.

 

/이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