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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경 ‘다하누촌’ 회장 “한우값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리첫 2009. 10. 5. 13:56

최계경 ‘다하누촌’ 회장 “한우값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글 김석·사진 강윤중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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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300g에 8000원… 한우대중화 앞장
육회등 전문 ‘유케포차’ 10일 1호점

“이제는 값싼 한우를 도심에 퍼뜨리겠습니다. 그러면 한우 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로 시끄럽던 2007년 8월 ‘한우 300g에 8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값으로 시장을 흔들었던 다하누촌의 최계경 회장(45).

추석을 앞둔 지난 1일 만난 최 회장은 고향인 강원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에서 시작한 한우마을 다하누촌 사업을 어떻게 확대할지에 골몰하고 있었다. 다하누촌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한우를 재료로 한 새로운 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최 회장은 “경기 김포시와 양해각서를 맺고 지난 5월 김포 다하누촌을 열었다”며 “올해 한두군데, 내년에는 15개 정도의 다하누촌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10일에는 한우를 재료로 볶고 튀기고 끓인 요리와 육회를 내놓는 ‘유케포차’라는 프랜차이즈 1호점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과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2년 전 고향에 만든 섶다리마을 다하누촌의 성공 덕인 듯했다. “처음엔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어요. 서울에도 식당이 많은데 여기까지 와서 먹겠느냐는 것이었죠. 할 수 없이 새로 개업하는 식당들에 간판, 불판, 종업원 유니폼까지 제 돈으로 지원해주고 ‘실패하면 보상해주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시작했습니다.”

이런 모험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통구조만 개선하면 한우도 값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그는 수집상·도축장·도매업자·소매업자를 거치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없애고, 농가에서 한우를 직접 구입해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하는 ‘한우 대중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300g에 8000원’인 한우가 나왔다.

2007년 8월11일 문을 연 다하누촌은 첫날부터 준비한 고기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다하누촌의 성공으로 650여명이던 주천리 인구는 90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다녀간 관광객만 150만명을 넘는다.

최 회장은 “찾는 사람이 늘어나니 주변 과수원이나 옥수수·감자를 키우는 농가도 수입이 늘었어요”라며 “고향 마을의 인구도 37년 만에 늘어났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우 가격을 지금보다도 더 낮출 수 있다고 믿는다. 그가 생각하는 방식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다양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쇠고기의 인기 부위는 등심이나 안심, 갈비 등에 한정돼있다. 엉덩이살 등 나머지 부위는 고깃집에서 잘 팔리지 않아 값이 낮다. 결국 등심이나 갈비는 엉덩이살의 싼가격까지 메워주느라 더욱 비싸질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이런 불균형을 없애려면 현재 인기가 낮은 부위에 대한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엉덩이살 등을 재료로 하는 ‘유케포차’를 만든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부위로 수요를 늘리면 한우 산업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한우 산업도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목장도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김석·사진 강윤중기자 s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