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부터 정하게 하라 | |||||||||||||
입학사정관제가 보편화하면 대학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전공 적합성’이다. 따라서 중학교 때쯤부터 ‘뭘 하고 싶다’는 것을 정해놓으면 매우 유리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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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날까봐’보다 업그레이드된 동기를 부여하는 데에는 교과서적인 답이 있다. 우선 목표실현형 동기부여. 즉 자신이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나 직업을 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전공이나 진로를 조기에 결정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낯선 광경이다. 대학에 원서를 내야 하는 시기가 되어서야 전공을 정하거나, 심지어 원서접수 직전에 지망 학과를 바꾸는 일을 우리는 비일비재하게 봐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입학사정관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제가 보편화하면 대학에서 가장 주요하게 고려할 요인은 ‘전공 적합성’이다. 그렇다면 중학교 정도 시기에 ‘뭐가 좋다’ 내지 ‘뭘 하고 싶다’는 게 정해지는 게 매우 유리하다. 그에 맞춰 성적, 특별활동, 비교과 영역, 독서 이력이 구체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누적되어온 학생이 눈에 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부에 대한 흥미를 압살하는 한국 교육 동기부여 문제를 고려할 때 ‘목표실현형 동기부여’ 못지않게 중시해야 할 것이 ‘내적 동기부여’이다. 즉 ‘이런 과목이 흥미롭다’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1·2학년생에게 ‘어떤 과목이 제일 재미있니?’라고 물어보면 이런저런 과목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생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보면, ‘없어요’라는 답이 많다. 대답을 얻고 싶으면 질문을 바꿔서 ‘싫어하지 않는 과목이 뭐니?’라고 물어봐야 겨우 답이 나올 정도다. 나는 초등학교 6년 동안 공부에 대한 흥미를 체계적으로 압살하는 것이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흥미로운 것’에서 ‘지겨운 것’으로 바꾸는 데 학교도, 학원도, 부모도 일조한다. 학생들의 70%가 ‘공부가 흥미롭다’고 답한다는 핀란드에 무한한 부러움이 앞선다. ‘좋아하는’ 과목은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과는 약간 다르다. 그 분야에 대한 내적 흥미를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 내내 흥미로움이 유지된 과목이 두 개 있었다. 과학과 지리였다(그리고 중학교 때 훌륭한 역사 선생님을 만나면서 역사가 추가되었다). 수학문제 한 문제 더 풀라고 하기 이전에, 아이가 관심을 두는 분야에 몰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옆집 아이엄마에게 이렇게 말하라. “우리 아이는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하고 있어요.” |